박상철 “법안, 정치 아닌 과학 영역…‘입법영향분석’ 필요” [쿡 인터뷰]

입법조사처, 업무 홍보에 속도
박상철 “언론 접촉 늘려 국민 알권리 충족 하겠다”

기사승인 2023-05-24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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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법안, 정치 아닌 과학 영역…‘입법영향분석’ 필요” [쿡 인터뷰]
박상철 국회 입법조사처장이 23일 입법조사처장실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입법조사처는 국회 내 최고의 싱크탱크로 입법 및 정책 관련 사항을 조사‧연구해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한다. 지난달 7일 임명된 박상철 입법조사처장은 법안 발의가 정치의 영역이 아닌 과학의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입법영향분석’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23일 국회 입법조사처장실에서 쿠키뉴스를 만나 입법조사처의 업무가 국민에게 더욱 홍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이후 동 대학원에서 법학 박사 학위 취득했다. 또 지난 1998년부터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학원장과 부총장 등을 지냈고 문희상 전 국회의장 시절 국회 혁신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돼 정부 등의 혁신 방향이 입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했다.

다음은 박 처장과의 일문일답.

-입법조사처장이 된 후 하고 싶은 일은?
▷법은 정치의 영역이 아닌 과학의 영역이다. 좋은 법안이 만들어지도록 선진입법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법안은 정치적 식견으로 보면 진보와 보수 입장으로 갈리는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진단을 통해 법안을 살펴보고 싶다. 그 핵심은 입법영향분석이다.
입법조사처가 국정검사에서 어떤 식으로 지원하고 역할을 하는지도 중요하다. 이번 국정감사 이슈 분석은 오는 7월에 나오는데 그것과 행정서비스 실태조사를 중요하게 살피고 있다. 해마다 해왔지만 제대로 홍보되지 못했다. 이를 위해선 언론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입법영향분석에 대해 설명해달라.
▷좋은 법안을 만들려면 입법영향분석이라는 절차가 필요한데 이게 제도화 돼야 한다. 입법영향분석은 발의한 법률안의 기대효과를 예측‧분석하고 타당성을 점검해 국회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좋은 법률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20대, 21대 국회에서 약 13건의 관련 의안이 나왔고 국회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논의 중이다.

-언론과의 접촉을 늘릴 방안은?
▷입법조사처 조사관들은 약 100명이 있고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이고 객관적으로 연구해 보고서를 낸다. 각 분야의 보고서를 국회의원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가장 중요한 건 언론과의 관계다.
지금까지 입법조사처는 언론에 폐쇄적이었다. 조사관들이 팩트에 근거해 소신 있게 쓴 보고서라면 언론과 접촉해 자신들이 연구한 것을 알려야 한다. 관련 상을 따로 만들었는데 보고서 혹은 행사를 했을 때 이해관계자의 반응과 언론의 언급이 많을수록 수상할 수 있다. 국정감사 이슈분석이나 행정서비스 실태조사 등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져 국민 알권리를 충족해야 한다.

-국감 이슈분석과 행정서비스 실태조사는 어떻게 구체화되는가.
▷해마다 7월께 책이 나오는데 많은 의원들이 활용하고 있다. 국정감사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언론과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이다.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행정서비스 실태조사는 10년 동안 했는데 올해도 약 10가지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피해 상담 지원실태, 1회용 보증금 제도 운영 실태, 예술인 복지의 실재와 개선과제, 지자체 고충 민원 실태 등을 조사관들이 조사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이 두 가지를 더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홍보가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언론과 적극적으로 접촉하는 게 그 이유다.

-박상철 처장에게 정치란?
▷정치란 서로 다른 입장의 사람들이 상대방을 인정하면서 협상과 타협을 통해 통합적인 하나의 안을 만드는 것이다. 법을 만들 수 있고 중요한 국가적 사업을 합의할 수도 있다. 이념에 치우치는 것보단 객관적 팩트나 과학에 근거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 정치 협상 과정에서 타협을 보려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정확히 만들어진 상태에서 협상해야 한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