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액이 1월에만 전년 동월 대비 7.6% 증가했을 뿐 2월부터 지난달까지 하락세를 보였다고 30일 밝혔다. 지난달까지 대일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10.5%였다. 이번 달에도 5% 안팎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주요 교역국과 비교해도 대일 수출 부진은 두드러진다.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경우 올해 증가율이 4%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유럽도 1∼11월 각각 2.8%, 9.0% 증가했다. 유독 일본만 부진한 셈이다. 주요 원인은 엔저다. 엔화 가치가 원화 대비 하락하면서 우리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가격경쟁력이 약화됐다.
마이너스 행진을 거듭하면서 역대 최장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대일 수출은 1992∼93년, 96∼97년, 97∼98년 등 세 차례에 걸쳐 17개월 연속 감소했었다. 2001∼2002년과 2008∼2009년에도 각각 16개월, 12개월간 줄어든 전례가 있다.
무협은 내년 세계적인 경기회복세 속에 대일 수출이 1.3% 플러스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체 수출증가율 예상치 6.4%에 비해선 여전히 부진하다. 무협 관계자는 “일본기업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격 인하 공세’에 나설 경우 엔저 영향이 수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