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해외수주 1000억 달러’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현대건설이 양적인 성취 못지않게 질적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사로서의 위상을 세워나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쟁사들이 성공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터키 보스포러스 제3교 공사와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공사의 경우 숱한 악조건 속에서도 현재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현대건설의 기술력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이 1965년에 처음 해외에 진출한 이후 맞닥뜨린 현장들 가운데 손에 꼽을만한 난(難)공사인 보스포러스 제3교와 루사일 고속도로 공사 현장을 찾아 ‘건설 한국’의 활약상을 들여다봤다.
◇유라시아를 잇는 세계 최초 복합사장교=지난 14일(현지시간) 국토가 아시아(97%)와 유럽(3%)에 걸쳐진 터키의 유럽 쪽 땅인 이스탄불 북부 개립체 지역에서는 높이 207m의 콘크리트 주탑(다리 상판을 매달기 위한 골조 탑)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주탑 바로 앞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갈라놓는 바다인 보스포러스 해협이 있고 건너편 터키의 아시아 쪽 땅에서도 비슷한 높이의 주탑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두 주탑은 보스포러스 제3교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322m 높이까지 세운 뒤 주탑 사이에 강판을 연결해 다리를 완성하게 된다.
보스포러스 해협에는 제1교(1973년)와 제2교(1988년)도 있지만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과 아시아 쪽을 잇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터키 정부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세 번째 다리 건설에 나선 것이다.
제3교는 6억9740만 달러(7464억원)짜리로 현대건설이 60%, SK건설이 40%의 지분으로 공동 수주했다. 왕복 8차선 도로 및 복선 전철이 지나가도록 설계돼 다리 폭이 58.5m에 이른다. 길이도 1560m, 1510m인 1, 2교에 비해 훨씬 더 긴 2200m에 달한다.
제3교는 유라시아를 잇는 사상 최대 교량이라는 역사적 의의와 더불어 공법 또한 주목받고 있다. 제3교는 사장교(한 개의 주탑을 기준으로 양옆으로 줄을 경사지게 매달아 다리 상판을 연결하는 형식) 형태인 1, 2교와 달리 미학적으로 뛰어난 현수교(두 개의 주탑을 거대한 쇠줄로 연결한 뒤 이 쇠줄에서 또 다른 줄을 수직으로 늘어뜨려 강판에 연결하는 공법) 형식을 가미한 복합사장교 형식이다. 하나의 다리에 사장교와 현수교를 합쳐 놓은 것 자체가 세계 최초 시도다. 통상 주탑 간 거리가 1200m 이상이면 현수교를 적용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알려졌지만, 현대건설은 주탑 간 거리가 1408m 길이인 제3교에서 현수교 양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고난이도 공법 때문에 터키 현지 언론도 공사 진행 상황을 자주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성공 개최, 현대건설이 돕고 있다=2022년에 월드컵을 치르는 중동의 자원 부국 카타르는 가장 큰 골칫덩이가 심각한 교통 정체다. 자동차 보급률이 높아 하루 종일 시내가 막힌다. 특히 신도시로 조성 중인 펄 시티 지역과 카타르 수도인 도하를 연결하는 도로는 지금은 물론, 신도시 완공 뒤에는 아주 심각한 정체가 예상되고 있다. 카타르 정부가 신도시와 수도를 잇는 15.7㎞의 루사일 고속도로 건설에 나선 이유다. 최대 16차로 넓이의 루사일 고속도로는 카타르의 번영과 월드컵 성공 개최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데, 현대건설이 2012년에 12억500만 달러(1조3378억원)에 수주해 2016년 완공 예정으로 공사 중에 있다.
이번 공사는 고속도로 밑에 2중, 3중의 지하도로가 만들어지거나 전철과 통신관 및 수도관이 지나고 있어 여느 도로 공사에 비해 몇 배 더 어려운 공사다. 아울러 현대건설이 도로 곳곳에 높이 100m의 아치와 공중 전망대와 같은 조형물까지 설치하는 공사도 수주해 예술적 역량도 발휘해야 한다.
이런 고난이도 공사임에도 현대건설은 현지인들에게 공사에 따른 불편을 거의 주지 않으면서 공사를 진행해 큰 박수를 받고 있다. 현장소장인 하영천 상무는 “카타르는 30년 전부터 진출한 곳이라 현대건설에 대한 현지민의 신뢰가 남다르다”며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탄불·도하=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유라시아를 잇는 세계 최초 복합사장교=지난 14일(현지시간) 국토가 아시아(97%)와 유럽(3%)에 걸쳐진 터키의 유럽 쪽 땅인 이스탄불 북부 개립체 지역에서는 높이 207m의 콘크리트 주탑(다리 상판을 매달기 위한 골조 탑)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주탑 바로 앞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갈라놓는 바다인 보스포러스 해협이 있고 건너편 터키의 아시아 쪽 땅에서도 비슷한 높이의 주탑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두 주탑은 보스포러스 제3교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322m 높이까지 세운 뒤 주탑 사이에 강판을 연결해 다리를 완성하게 된다.
보스포러스 해협에는 제1교(1973년)와 제2교(1988년)도 있지만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과 아시아 쪽을 잇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터키 정부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세 번째 다리 건설에 나선 것이다.
제3교는 6억9740만 달러(7464억원)짜리로 현대건설이 60%, SK건설이 40%의 지분으로 공동 수주했다. 왕복 8차선 도로 및 복선 전철이 지나가도록 설계돼 다리 폭이 58.5m에 이른다. 길이도 1560m, 1510m인 1, 2교에 비해 훨씬 더 긴 2200m에 달한다.
제3교는 유라시아를 잇는 사상 최대 교량이라는 역사적 의의와 더불어 공법 또한 주목받고 있다. 제3교는 사장교(한 개의 주탑을 기준으로 양옆으로 줄을 경사지게 매달아 다리 상판을 연결하는 형식) 형태인 1, 2교와 달리 미학적으로 뛰어난 현수교(두 개의 주탑을 거대한 쇠줄로 연결한 뒤 이 쇠줄에서 또 다른 줄을 수직으로 늘어뜨려 강판에 연결하는 공법) 형식을 가미한 복합사장교 형식이다. 하나의 다리에 사장교와 현수교를 합쳐 놓은 것 자체가 세계 최초 시도다. 통상 주탑 간 거리가 1200m 이상이면 현수교를 적용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알려졌지만, 현대건설은 주탑 간 거리가 1408m 길이인 제3교에서 현수교 양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고난이도 공법 때문에 터키 현지 언론도 공사 진행 상황을 자주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성공 개최, 현대건설이 돕고 있다=2022년에 월드컵을 치르는 중동의 자원 부국 카타르는 가장 큰 골칫덩이가 심각한 교통 정체다. 자동차 보급률이 높아 하루 종일 시내가 막힌다. 특히 신도시로 조성 중인 펄 시티 지역과 카타르 수도인 도하를 연결하는 도로는 지금은 물론, 신도시 완공 뒤에는 아주 심각한 정체가 예상되고 있다. 카타르 정부가 신도시와 수도를 잇는 15.7㎞의 루사일 고속도로 건설에 나선 이유다. 최대 16차로 넓이의 루사일 고속도로는 카타르의 번영과 월드컵 성공 개최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데, 현대건설이 2012년에 12억500만 달러(1조3378억원)에 수주해 2016년 완공 예정으로 공사 중에 있다.
이번 공사는 고속도로 밑에 2중, 3중의 지하도로가 만들어지거나 전철과 통신관 및 수도관이 지나고 있어 여느 도로 공사에 비해 몇 배 더 어려운 공사다. 아울러 현대건설이 도로 곳곳에 높이 100m의 아치와 공중 전망대와 같은 조형물까지 설치하는 공사도 수주해 예술적 역량도 발휘해야 한다.
이런 고난이도 공사임에도 현대건설은 현지인들에게 공사에 따른 불편을 거의 주지 않으면서 공사를 진행해 큰 박수를 받고 있다. 현장소장인 하영천 상무는 “카타르는 30년 전부터 진출한 곳이라 현대건설에 대한 현지민의 신뢰가 남다르다”며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탄불·도하=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