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9일 (2)
이재명 대통령, 여야 지도부와 7개월 만 회동…중동 위기 대응 ‘초당 협력’ 요청 속 공방

이재명 대통령, 여야 지도부와 7개월 만 회동…중동 위기 대응 ‘초당 협력’ 요청 속 공방

“빚 없는 추경·피해 보전 필요”…야당에 초당적 협력 요청
손 맞잡은 여야 지도부, 협치 메시지 속 추경·개헌 놓고 격돌

승인 2026-04-07 15:25:25 수정 2026-04-07 15:52:39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발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여야 지도부와 7개월 만에 마주 앉아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국정 기조를 둘러싼 여야 간 시각차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겸 오찬을 주재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7개월 만으로,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성사됐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외부 요인으로 공동체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내부적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야당과 여당 모두 배려하고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추경은 국민의 대외적 위기로 인한 피해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고유가 피해 지원금에 대해 “현금 포퓰리즘이라는 표현은 과하다”며 “전쟁에 준하는 외부 충격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재원 역시 “추가 차입이나 증세가 아닌 세수 여유분을 활용한 ‘빚 없는 추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개헌안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점진적 개헌 논의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고, “의견이 다르더라도 자주 만나 대화하면 오해를 줄일 수 있다”며 소통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날 회담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파란색과 빨간색이 조합된 ‘통합 넥타이’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고, 정청래·장동혁 대표에게 “요즘도 손 안 잡느냐, 연습해보라”고 말하며 두 사람의 손을 맞잡게 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하지만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자 정책을 둘러싼 긴장감도 이어졌다. 장동혁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경제와 민생을 챙기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조작기소 국정조사 같은 일로 시간을 허비해선 안 된다”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과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안에 대해서도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은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잠깐의 기쁨으로 긴 고통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예산 항목을 언급하며 “전쟁 추경의 취지에 맞지 않는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고 비판하고, 대안으로 ‘국민 생존 7대 사업’ 반영을 요구했다.

환율과 물가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장 대표는 “원화 가치 하락 폭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크고 외환보유액도 감소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국과의 달러 스와프 체결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쌀값, 고깃값, 과일값 등 안 오른 것이 없고, 대출 금리까지 올라 서민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과 외교 노선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강남을 제외한 지역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며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를 주문했고, “외교·안보 노선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회담 중간중간 직접 설명에 나서며 반박하기도 했다. 특정 예산 항목 지적에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필요하면 조정하면 된다”며 “이래서 여야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일방적 주장만 하고 끝내면 왜곡되거나 억울할 수 있다”며 토론 중심의 회의를 유도했다.

여야 지도부는 일부 사안에서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대화를 이어갔다. 장 대표가 추경 비판에 대한 반박을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억울하시죠”라고 농담을 건네는 등 완충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날 회동은 중동발 경제 위기 대응이라는 공통 과제를 확인하고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추경과 국정 운영 방향을 둘러싼 입장 차 역시 재확인한 자리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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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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