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핀 꿈…실족사 이 경사 남다른 독도사랑

기사승인 2009-01-29 08: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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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핀 꿈…실족사 이 경사 남다른 독도사랑


[쿠키 사회] 지난 27일 오전 독도에서 실종됐던 독도경비대 통신반장 이상기 경사(30)의 시신이 28일 오전 10시5분쯤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경사의 시신은 독도 동도 등대 뒤편 옛 접안시설(현 접안시설의 반대쪽) 주변에 있는 얼굴바위(바위섬)와 절개지 사이에 있는 틈속에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수색작업에 투입된 해난구조대 잠수부가 발견했다.

이 경사의 시신에는 추락했을 때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얼굴의 긁힌 상처외에는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경사가 독도경비대 숙소 주변을 걷다 발을 헛디뎌 추락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이 경사의 시신을 헬기를 이용해 포항으로 옮겼다.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 2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동해분소에서 부검을 실시키로 했다. 또 유족과 상의해 경북지방경찰청장장이나 울릉서장장으로 장례를 치를 계획이다.

한편 숨진 이 경사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근무했던 독도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으며, 의무경찰 복무도중 화재 현장에서 민간인을 구해 경찰관으로 특채된 모범 경찰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독도경비대 박병언 경비대장(33)은 "독도근무는 자신이 지원해야만 하는데, 이 경사는 2004년부터 근무해 오고 있다"며 "평소에도 독도에 대한 애정을 자주 나타내고 경비대원들을 동생처럼 챙겨주는 여리고 착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또 울릉경비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전진완 경장(35)은 "이 경사는 교육성적이 좋아 다른 곳에 근무할 수 있었지만 울릉도경비대에 자원했다"면서 "지난번 일본의 영유권 망언 때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흥분하던 모습이 선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경사는 2001년 1월 부산 금정경찰서 방범순찰대에서 의경으로 근무하던 당시 금정구 부곡3동 주변에서 순찰근무 중 주택 화재현장을 보고 보호장구도 없이 뛰어들어가 김모씨(당시 48세)를 구출해냈으며, "시민에게 봉사하고 도움이 되는 경찰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 전역후 경찰로 특채됐다.

특채로 경찰에 입문한 이 경사는 부산 북부경찰서 등에서 근무하다 2004년 8월 울릉경비대로 전입했다. 이후 1년에 2차례 정도 독도경비대에 배치돼 우리국토의 막내인 독도수호임무를 수행해 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영남일보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울릉=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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