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첫 공판…檢 “덫 놓은 사냥꾼” vs 安측 “피해자, 주체적 여성”

정진용 / 기사승인 : 2018-07-02 14: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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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첫 공판이 열렸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2일 오전 11시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이 열린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303호 형사대법정에는 피해자 김지은씨도 방청석에 앉아 재판을 지켜봤다.

검찰은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을 낭독하며 안 전 지사를 질타했다. 검찰은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된 피고인은 막강한 지위와 권력,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이용했다”면서 “극도로 비대칭적인 지위와 영향력을 악용했다”고 지적했다. “권력형 성범죄 피의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도 비판했다.

이어 “마치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술과 담배 심부름을 빌미로 늦은 밤 피해자를 불러들여 성폭행했다”면서 “비서는 모두가 노(NO)라고 해도 예스(YES)라고 답해야 하고 감정도 드러내서는 안 되며 수직적인 근무 지시를 어길 수 없었다. 안 전 지사는 절대적인 임면권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피해자 김씨의 지위에 대해서는 “대선캠프에서 김씨 업무는 노예로 불릴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 측은 “검찰이 수행비서의 의미를 과장한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행동(성관계 및 신체를 만진 행위) 자체는 있었지만, 피해자 의사에 반해 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위력의 존재와 행사가 없었고 설령 위력이 있었다고 해도 성관계와 인과관계가 없으며 범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김씨가 ‘주체적인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지사 측은 김씨에 대해 “아동이나 장애인도 아니고 혼인 경험이 있는 학벌 좋은 여성”이라며 “공무원 지위를 버리고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 무보수 자원봉사 자리로 옮겨온 주체적이고 결단력 좋은 여성이 성적 자기결정권이 제한되는 상황에 있었다고 보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단은 “김씨는 성폭력 범죄 피해자로 볼 수 없는 여러 태도를 보였다. 이성간 성관계나 스킨십이 무조건 성폭력이 될 수는 없다”며 “정치권에서 리더와 참모는 일반적인 고용 관계와 달라 참모나 리더나 모두 자기주장이 강하다”고도 발언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전 공판을 마치고 나가면서 기자들을 만나 "모든 것은 법정에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 추행한 혐의도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