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호의 문화 ON] 돌아온 슈가맨, 양준일

기사승인 2020-01-31 1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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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나운서 ▶ 각종 대중문화 관련 소식. 문화 ON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도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은호 기자, 안녕하세요.

이은호 기자 ▷ 네. 안녕하세요. 이은호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주제 준비하셨나요? 

이은호 기자 ▷ 최근 한 방송사의 흘러간 옛 노래의 주인공 가수를 소환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해진 스타가 있습니다. 바로 가수 양준일인데요. 그는 방송에 앞서 이미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화제가 되었고, 지난 연말에는 팬 미팅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국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돌아온 스타 양준일 관련 소식 준비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양준일은 1990년대 활동했지만 큰 빛을 보지 못했던 가수인데요. 최근 뉴트로 열풍에 재조명되어 화제가 되고 있어요. 그 열풍이 심상치 않은 만큼, 대중들이 왜 양준일에 열광하는지, 또 그는 이 인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까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데뷔 당시부터 돌이켜볼게요. 약 30년 전에 데뷔했던 거죠? 

이은호 기자 ▷ 네. 양준일은 1991년 ‘리베카’라는 노래로 데뷔해서 ‘가나다라마바사’, ‘댄스 위드 미 아가씨’ 등의 노래를 냈지만, 당시 대중으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10년 뒤 자신의 이름을 숨긴 채 V2라는 그룹으로 연예계에 돌아왔지만, ‘판타지’라는 노래를 끝으로 가요계를 떠났는데요. 이후 미국에서 평범하게 지내다 최근 유튜브에서 과거 음악방송을 스트리밍하는 일명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 재조명된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1990년대 초 시대 정서를 감안했을 때, 그는 여러모로 파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왔을 거예요. 그래서 당시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 같은데요. 그 때는 방송 정지까지 당해다고요?

이은호 기자 ▷ 네. 베트남에서 태어나 홍콩·일본·미국 등을 오가며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한국말이 서투르다는 이유로 방송 정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교포 출신이나 해외 국적 가수들도 많기 때문에,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인데요. 그 자신도 당시 자신의 음악이 한국과 안 맞는다는 건 느꼈지만, 하는 음악을 바꿀 수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방송 정지를 당했을 뿐 아니라 차별도 당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관련 일화가 전해지고 있어요. 

이은호 기자 ▷ 네. 당시 무대에 선 양준일에게 물건을 던지는 것은 기본이고요. 작사가도 구하지 못해 서투른 한국어 실력으로 직접 가사를 썼다고 해요. 심지어 출입국 관리소 직원은 “너 같은 사람이 한국에 있다는 게 싫다”며 그의 비자 연장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30년 전 파격적인 의상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활동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양준일. 하지만 지드레곤과 닮은 과거 모습으로 인해 다시 주목받게 되었죠? 

이은호 기자 ▷ 네. 지드래곤과 흡사한 외모에 빼어난 패션 감각, 세련된 음악과 무대 퍼포먼스로 21세기 음악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양준일이 활동한 1990년대 초는 신승훈, 변진섭 등 발라드 가수들이 인기를 얻었거든요. 그런데 양준일은 뉴잭스윙을 바탕으로 한 음악, 잘 짜인 안무가 아닌 자유분방한 퍼포먼스로 ‘시대를 앞서갔다’는 평가를 받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양준일은 지금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패션 감각과 GD와 꼭 닮은 미소로, 2019년 최고의 유행어이자 신조어가 된 온라인 탑골공원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가 되었어요. 

이은호 기자 ▷ 네. 90년대 음악방송을 모아놓은 유튜브 채널에서 리베카와 가나다라마바사 등 과거 무대 영상이 화제를 모은 건데요. 그 후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3’에 출연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렇게 추억의 스타를 소환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더 큰 화제를 모았어요. 다시 국내 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이은호 기자 ▷ 네. 그가 출연한 ‘슈가맨3’는 시청률 4.3%로 이번 시즌 방송 중 가장 높았고요, TV 화제성도 최고를 기록했는데요. 덕분에 팬미팅 등 국내활동을 재개할 기폭제를 얻은 겁니다. 이 방송에서 양준일은 차별과 따돌림으로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했고, 과거의 상처에도 여전히 순수함과 해맑음을 간직하며 자신의 인생을 성실하게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최근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양준일. 그가 예능 프로그램 출연 이후 홈쇼핑의 모델이 되었다는 소식도 들리더라고요. 

이은호 기자 ▷ 네. 한 홈쇼핑은 양준일을 유료회원제 서비스의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에 양준일의 ‘리베카’를 패러디한 홍보 영상을 공개했고요. 이 외에도 여러 광고업체와 방송 프로그램에서 양준일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롯데홈쇼핑, 엘클럽)

김민희 아나운서 ▶ 이제 시작인만큼, 앞으로도 그를 찾는 광고주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또 양준일은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에도 출연했어요. 

이은호 기자 ▷ 네. 지난 크리스마스에 JTBC ‘뉴스룸’의 문화 초대석 초대 손님으로 등장한 건데요. 양준일은 매일이 꿈만 같고 행복하다며, 인터뷰 내내 행복한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손석희 앵커가 뉴스룸에 출연해 이렇게 시종일관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출연자는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였죠.

김민희 아나운서 ▶ 슈가맨3 출연 이후 각종 방송, 광고 출연 제의를 받았을 양준일이 첫 인터뷰 매체로 뉴스룸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이은호 기자 ▷ 손석희 앵커가 앵커 브리핑을 통해 양준일 관련 내용을 전했기 때문입니다. 시대를 지나치게 앞서간 탓에 1990년대 초 활동 당시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던 양준일의 회고담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지 않은 한국 사회의 폐쇄성과 혐오 문화를 지적한 건데요. 양준일은 그 앵커 브리핑을 보고 눈물을 쏟았다고 전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온라인에서 먼저 유명세를 탄 양준일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뉴스와 광고까지 섭렵하며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는데요. 2019년 마지막 날에는 팬 미팅까지 진행했어요. 굉장히 많은 팬들이 모였다고요? 

이은호 기자 ▷ 네. 양준일의 팬 미팅 ‘양준일의 선물’이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렸습니다. 1회 1800석 규모의 팬 미팅을 총 2번 진행했는데요. 3600개의 좌석이 3분 만에 매진됐다고 합니다. 당초 양준일은 언론의 인터뷰 요청도 모두 거절하고 조용하게 행사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반응이 뜨거워지자 팬미팅 전 기자 간담회를 열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기자 간담회를 통해 귀국 소감과 함께 앞으로 국내 활동 계획을 밝힌 거죠? 먼저 귀국 소감부터 들어볼까요?

이은호 기자 ▷ 네. 양준일은 이날 미국으로 떠날 때 다시는 대한민국에 돌아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면서, 연예계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이곳에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은 서너명의 기자들만 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취재진이 왔다며 놀라워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한국에서 안 좋은 일도 겪었지만 자신의 곁을 따뜻하게 지켜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항상 한국에 돌아오고 싶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양준일은 한국에 대한 원망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다른 연예인들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어요. 

이은호 기자 ▷ 네. 항상 따뜻하게 나를 바라보고 대해주는 분이 계셨는데, 노사연, 민혜경 등이 아주 잘해주셨다고, 굉장히 잘 챙겨주셨다고 전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가요계 선배들이 그를 챙겨준 걸 잊지 않고, 공개적으로 고마움을 표시한 거군요. 그런 따뜻함 덕분에 한국에 대해 미움을 가지거나 원망을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거고요.

이은호 기자 ▷ 네. 양준일은 “그런 따뜻한 분들이 미국인들에게 받을 수 없는 정을 느끼게 해 주셨고 덕분에 내 이야기를 전할 때 슬프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예전 상황은 하나의 사건이었을 뿐이고, 좋은 추억이 더 많다며, 그런 걸 소중하게 여기고 싶기 때문에 해프닝은 버리려고 노력한다”고 전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세대를 초월한 인기로 신드롬을 일으키는 가수 양준일이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는데요. 앞으로 한국에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밝힌 거죠?

이은호 기자 ▷ 네. 그는 현재 책을 집필하는 중이라며, “많은 분들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남기면 좋을 것 같아서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군요. 또 본업인 음악 활동 역시 계획 중이라고 하죠?

이은호 기자 ▷ 네. 과거 냈던 앨범을 재편곡하고 녹음해, 이를 실물 앨범으로 발매하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중고시장에서 예전 앨범들이 고가에 거래되는 것을 보고 ‘팬들이 이걸 갖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고요. 그러면서, 기존 노래들을 충분히 표현한 다음에 새로운 노래를 내놓고 싶다며, 지금은 새로운 가사를 쓰고 싶지 않고, 예전에 만든 음악을 무대에서 다시 보여주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양준일은 기자 간담회와 팬 미팅을 통해 자신의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지만,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폭발적인 관심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고도 전했다고요? 

이은호 기자 ▷ 네. 양준일은 ‘슈가맨’이 방영됐을 때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 반응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지금도 적응 중인데, 적응했다 싶다가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를 보러 왔다는 사실에 또 충격을 받는다며 웃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본인 스스로도 지금의 관심과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거군요. 그러면서 그와 관련된 일화도 소개했어요. 

이은호 기자 ▷ 네. ‘슈가맨’ 방영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평소처럼 일터인 식당에서 서빙하던 중, 한국에서 지금 난리가 났는데 거기서 서빙을 하고 있으면 어떻게 하냐는 전화를 받은 일화도 소개했고요. 또 귀국 당시 비행기에서는 스튜어디스는 물론 비행기 청소를 하시는 분들도 다 알아보기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은호의 문화 ON] 돌아온 슈가맨, 양준일김민희 아나운서 ▶ 그도 현재 자신의 인기가 실감 나지 않나 봐요. 그리고 사실 양준일이 존재감을 드러낸 계기는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서인데요. 그럼 그의 별명인 탑골 GD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렇게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소감을 밝혔나요? 

이은호 기자 ▷ 네. 그런데 정작 양준일은 그게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탑골이 뭔지도 모르고, GD가 어떻게 느끼는지는 모르겠다며, 팬들이 싫어한다면 이해하지만 개인적으로 만나면 마음이 바뀔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또, 팬 미팅에서 양준일은 여전히 뛰어난 패션 감각과 앳된 이목구비로 동안 비주얼을 자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는 1969년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 52세잖아요. 하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아요. 동안 비결에 대해서도 밝혔다고요? 

이은호 기자 ▷ 네. 그와 관련해 양준일은 “먹는 것을 조절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바쁜 날은 하루에 14시간씩 일하고 16km를 걸을 정도라면서 소식과 운동을 동안 비결로 꼽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리고 양준일은 시대를 앞서간 무대 의상으로도 주목받은 바 있는 인물인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전했는지 궁금한데요? 

이은호 기자 ▷ 그는 패션 감각은 타고 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내 몸을 잘 알기 때문에 옷을 잘 고르는 것이라며, 옷을 봤을 때 촉감이 선다고 말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순식간에 대한민국의 스타로 떠오른 양준일.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인기 이유가 무엇인지 의견을 내어놓고, 또 분석하고 있는데요. 양준일 스스로가 생각하는 인기 비결은 뭐라고 하나요? 

이은호 기자 ▷ 양준일은 자신의 인기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내어 놓았습니다. 그는, 왜 인기를 얻고 있는지를 내가 감히 파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기자들을 향해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나를 왜 보러 온 것이냐고 질문을 던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아마 그런 솔직함과 순수함이 팬들에게 더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이번 팬 미팅을 통해, 오랜 시간동안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마움도 전했다고요? 

이은호 기자 ▷ 네. 그는 간혹 자신을 잊고 산 팬들이 미안해하는데,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여러분들의 따뜻한 환영이 나를 너무나 행복하게 한다고 말했고요. 아울러 팬들에게 미안함보다 고마움이 크다며, 팬들을 향한 내 고마운 마음이 변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데뷔 30년 만에 열린 첫 팬 미팅에서 매력 발산에 성공한 양준일. 그가 이제 진정한 전성기를 맞았다고 볼 수 있겠죠? 

이은호 기자 ▷ 네. 시대를 앞서간 음악과 감각이 재조명되며 탑골GD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예능 프로그램에 소환된 양준일은 30년 만에 방송에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녹슬지 않은 세련된 감각을 뽐내 화제를 모으며 비로소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홈쇼핑 모델, 화보, 팬 미팅 등 활발한 행보로 국내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전성기를 충분히 이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더 활발한 활동 기대해 보겠습니다. 또, 약 30년 만에 한국 대중들 곁으로 다시 돌아온 뮤지션 양준일이 과거와 같은 이유로 차별받고 상처받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문화 ON 마칩니다. 지금까지 이은호 기자였습니다.

이은호 기자 ▷ 네. 감사합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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