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역사를 다룰 때 기억해야 할 것

기사승인 2020-12-24 20: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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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역사를 다룰 때 기억해야 할 것
▲ 사진=tvN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최근 두 건의 역사왜곡 논란이 방송가를 흔들었습니다. tvN ‘철인왕후’와 인기 강사 설민석이 그 주인공입니다. tvN ‘철인왕후’는 한국 비하한 원작 소설가의 작품을 리메이크했다는 것, 실제 역사와 국보를 깎아내리는 대사로 비판 받았습니다. 설민석은 그가 진행하는 역사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철인왕후’ 측과 설민석 모두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하며 논란이 마무리되는 분위기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역사왜곡 논란에 시달린 두 사건은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철인왕후’는 실제 역사와 판타지를 뒤섞은 것이 문제가 됐고, 설민석은 잘못된 사실을 사실인 것처럼 전달해 논란에 휘말렸죠. ‘철인왕후’가 웃기기 위해 과도한 표현을 사용하며 의도와 달리 ‘선을 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설민석은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사실을 잘못 확인하는 오류를 저질렀습니다. 두 사건 모두 당사자가 고의적으로 문제를 일으켰다기보다 의도치 않은 잘못을 저지른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죠.

공통점은 지루하고 딱딱한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내려다 벌어진 일이란 사실입니다. ‘철인왕후’는 현 시점을 살아가는 잘나가는 요리사가 갑자기 다른 성별로 조선시대에 떨어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가상의 역사를 배경으로 진지하게 전개돼도 재미있을 흥미로운 소재임에도 코미디를 선택한 것이죠. 설민석은 이미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역사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역할로 출연해왔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제목에 내세운 방송에서 자신의 전공이 아닌 세계사 강의를 하다가 2회 만에 논란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두 사건이 논란을 겪을 만한 일이었는지, 사과로는 부족한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대중이 역사왜곡 논란을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이죠. 우리 역사엔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와 흥미로운 소재가 가득한 만큼 앞으로도 여러 콘텐츠를 통해 재생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내려는 시도는 언제나 반가운 일입니다. 그만큼 어느 정도까지 가공할 것인지에 대해 앞으로도 신중하게 고민하며 조심스럽게 다뤄야하겠죠. 그렇지 않으면 역사가 반복되듯, 언제든 비슷한 논란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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