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까지 차별하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헌법소원

이소연 / 기사승인 : 2021-01-26 17: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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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노동운동단체 권리찾기유니온 주최로 열린 '중대재해처벌법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에서 청구인 및 담당 변호사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권리찾기유니온 ‘권유하다’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3명은 26일 헌법재판소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에 명시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 생명과 신체의 안전 ▲평등권 ▲근로의 권리 ▲재해예방 및 그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노동자 사망 등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기업과 경영자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다.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했다. 산업재해 또는 사고로 노동자가 숨지면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법인·기관도 50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그러나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업주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노동계에서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적용 제외가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죽음마저 차별당하는 국민의 수를 늘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019년 8월 기준, 5인 미만 사업 임금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18.4%에 달한다. 지난해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숨진 근로자는 3022명이다. 전체 산재 사망자의 31.7%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사각지대’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노동운동단체 권리찾기유니온 주최로 열린 '중대재해처벌법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에서 청구인 및 담당 변호사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소원에 나선 노동자들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차별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5인 미만 화물운수 회사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5인 이상 사업장인데도 ‘사업장 쪼개기’를 하여 현재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며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죽어도, 다쳐도 좋다는 말이냐. 차별받고 고통받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피눈물을 멈추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명과학 기업에서 연구직 노동자로 일하는 이모씨도 “5인미만 사업장에서는 사람이 죽지 않는 것이냐. 이번에도 소상공인보호를 말했지만 누구도 노동자를 보호하자는 말은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저희 같은 연구직 노동자들도 방사선 피폭, 폭발, 중독, 감염 등의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번에도 법적용에 제외되면서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권유하다는 다음달 25일까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헌법소원 청구인단 1차 모집에 나선다. 권유하다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 신청이 가능하다.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