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창수의 투어리즘(上)-코로나19, 글로벌 관광 포지션 뒤바꿨다

국제 관광박람회 조직위원회 제2대 위원장 취임
"막중한 책임감 느껴"

입력 2021-03-08 10: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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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창수의 투어리즘(上)-코로나19, 글로벌 관광 포지션 뒤바꿨다
가톨릭관동대학교 정창수 석좌교수(행정학박사).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외국에 비해서 많이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이제 각국에서는 코로나이후의 대응방안 설계에 대한 구상이 한창이다. 필자도 최근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조직위원회 제2대 위원장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새로운 관광산업 전략 모색에 지혜를 보탤 것이다. 여러 가지 변화가 예측되지만 공통적이고 큰 부분을 얘기하자면 글로벌 공급체인의 신규재편, 근무방식의 재택, 원격, 지능화 그리고 디지털 영상미디어 소비시대로 변화하는 현상이다. 이와 관련해 관광분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관광기구인 UNWTO에 의하면, 2020년 세계관광객은 3억8천1백만명으로 전년대비 10억8천만 명이 감소했으며, 관광수입은 1.3조 달러 손실이 추산되며 이는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관광손실의 11배 이상이다. 우리의 경우 2020년 외래관광객 숫자가 2019년 1,750만명 대비 85.6%가 줄어든 251만 명에 불과하다. 서울에서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1988년 외래관광객 234만 명을 고려하면, 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32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또한, 관광·여행업계의 총 피해액 추산은 17조원 내외라 한다.

그러나 모든 부분이 한결같이 움츠러든 것은 아니다. 한국관광공사가 얼마 전 개방한 빅데이터 플랫폼인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2020년 전국 지역방문자수는 2019년 대비 평균 18% 감소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관광지, 캠핑장, 수도권 공원 등은 오히려 방문자 수가 늘었다. 이동통신 빅데이터(kt) 활용자료에 의하면, 강원 양양(10%), 인천 옹진(7%), 밀양(7%), 고흥(7%) 등 청정지역과 숨겨진 곳의 방문자수는 오히려 늘었다. 내비게이션데이터(Tmap)를 활용한 관광지 유형별 검색결과 자동차극장(144%), 캠핑장(54%), 낚시(42%), 해수욕장(39%), 골프장(30%) 등이, 또한 관광업종 소비지출을 보면, 렌터카(57%), 골프장(18%) 등이 증가했다. 빅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이유이다. 미국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빅데이터를 “경쟁력을 좌우할 21세기 원유”라고 새롭게 해석한 바 있다.

UNWTO의 2021.1월 전문가 패널 조사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50%가 세계관광 반등 시기 전망에 대해 2022년에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2019년 수준의 회복 시기 전망에 대해선 2023년과 2024년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43%, 41%였다. 이 또한 코로나 변이 발생, 백신보급 효과, 경제회복속도 등이 관건인 것은 물론이다.

해외의 관광시장동향을 보면 일본은 비즈니스트랙을 포함해 외국인 신규 입국 전면 중단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1월30일부로 한국, 독일, 말레이시아 3개국에 대해 코로나19 격리면제를 허용하는 신속통로제도(First Lane)를 4월30일까지 중단, 영국은 1월18일 한국 등 50여개국 발 입국객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정책인 여행통로(Travel Corridors)를 긴급 중단했다. 한편 호주와 뉴질랜드는 한 때 임시 중단됐던 트래블 버블을 2월1일 재개했다. 트래블 버블은 두 국가 이상의 방역우수지역이 상호 자유롭게 여행을 허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때 여행객에게 신속유전자 증폭(PCR)검사 방식 도입과 코로나음성 비자 또는 백신비자 협약은 별개의 문제이다.

어떤 형태로든 코로나 상황에서도 해외여행재개를 위한 세계 각국의 눈물겨운 노력들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한편 코로나19 기간 중에도 각국은 해외관광의 어려움으로 국내관광 활성화에 힘써왔다. 팬데믹 현상의 고·저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해가며 때로는 대처가 늦었다고, 또는 안이했다며 여론의 질타는 매서웠다. 그렇다고 그저 방역만을 위한 무한 통제만 지속한다면, 이는 대책 중에 가장 쉽고 무책임한 대책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와 싸워가며 지역경제를 살리는 노력을 해야지, 중소상공업 및 자영업을 영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코로나 보다 더 무서운 것이 생계이다. 가끔씩 주어지는 일회성 지원금이 없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그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제 각 분야의 지원은 과거의 피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기 위한 사업지원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공공부문에서도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겠지만 민간부문에 더욱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누구나 현재의 배고픔에 비중을 최고로 두겠지만, 내일의 준비를 도외시 한다면 배고픈 기간을 더욱 오래 끌고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관광산업이 각국의 GDP에 차지하는 비중이 OECD국가의 경우 작게는 8%에서 20%내외까지 편차가 크지만, 그 경제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우리의 경우 2019년까지 5%내외이다. 이는 아직 발전할 부분이 많이 존재하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노동집약적인 산업특성상 고용유발효과도 여타산업을 능가한다. 특히 지방의 경우, SOC·교육기관·산업인력 등의 부족으로 산업의 재배치마저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보면 관광산업은 더욱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 


글. 정창수 가톨릭관동대학교 석좌교수(행정학박사) 겸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조직위원회 제 2대 위원장  / 前 국토해양부 제1차관, 참여정부 주택국장, 제24대 한국관광공사 사장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