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에선 투명인간이던 린가드, 웨스트햄에선 왕자님으로

김찬홍 / 기사승인 : 2021-04-06 12: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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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세리머니를 펼치는 제시 린가드. 사진=AP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제시 린가드(27·웨스트햄)의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유스 출신 린가드는 경기 외적으로 관심을 받던 선수였다. 실력에 비해 과도한 세리머니를 비롯해 의류사업 진행 등 축구팬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지난 시즌에 22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공격 포인트를 하나도 올라지 못하던 린가드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겨우 첫 골을 넣으면서 많은 이들의 조롱을 받았다. 올 시즌에는 더욱 처참한 상황에 놓였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이 그를 사실상 계획에서 제외했다. 올 시즌 린가드는 리그에서는 단 한 경기도 소화하질 못했고, 컵대회에만 잠깐 모습을 비출 정도였다.

부침을 겪고 있던 린가드에게 손을 뻗은 팀은 웨스트햄이었다. 공격수가 부족했던 웨스트햄은 황희찬(라이프치히) 등을 통해 여러 카드 등을 두고 저울질을 했고, 최종 선택은 린가드였다.

맨유에서 경기 출전을 못했던 린가드였기에 많은 이들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를 뒤집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웨스트햄에 임대 이적을 한 지 2개월이 지났는데 린가드는 8경기에 출전해 6골 3도움을 기록했다. 린가드가 이 기간에 올린 공격포인트 9개는 EPL 내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토트넘의 해리 케인과 동률이다. 

개막전부터 멀티골을 기록하더니 경기를 치를 때마다 매 경기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6일(한국시간) 열렸던 울버햄턴과 원정 경기에서는 전반 6분 오른쪽 측면에서 빠르게 질주 후 수비수 3명을 흔들면서 울버햄튼 골망을 뒤흔들었다. 이후 전반 38분에는 센터 서클 지역부터 수비수 5명을 제치고 페널티 박스까지 들어선 이후 보웬에게 패스를 뿌려 득점을 도왔다.

이같은 활약에 린가드는 지난달 3월에는 2년 만에 영국 국가대표팀에 복귀도 했다.

소속팀 웨스트햄도 싱글벙글이다. 린가드 합류 후 5승2무1패 가파른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리그 4위까지 치고올라서면서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린가드는 최근 활약상과 관련해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임대 이적하기까지 힘든 시기가 있었다. 맨유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임대를 가야한다는 걸 스스로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감정들이 있었다. 난 모든 종류의 감정을 느꼈다. 모든 걸 넘어선 뒤 임대 계약서에 사인했을 땐 기분이 좋았다. 여러분 스스로, 여러분들의 능력을 믿어야 한다. 포기하고 내려가는 것은 내게 쉬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웨스트햄이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것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끝까지 경쟁할 것"이라면서 "린가드에게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말해줬다. 나는 칭찬을 잘하지 않는 감독이다. 그만큼 린가드의 퍼포먼스가 좋았다"고 말했다.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