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쿠팡‧롯데‧홈플’ 정조준…유통가 新최저가 전쟁 벌어지나

한전진 / 기사승인 : 2021-04-09 05:00:08
- + 인쇄

마스크를 끼고 장을 보는 손님 / 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이마트가 경쟁사인 쿠팡, 롯데마트, 홈플러스를 향해 최저가 전쟁을 예고했다. 이들보다 상품 가격이 더 비싸면 그 차액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e머니로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쿠팡 등 이마트에게 거론된 경쟁사들도 속속 반격을 개시하고 있는 만큼, 지난날 유통업계의 출혈 경쟁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이마트에 따르면,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 비교 대상은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롯데마트몰과 홈플러스몰의 점포배송 상품이다. 세부적으로 신라면, CJ햇반, 서울우유, 코카콜라 등 가공·생활용품 가운데 매출 상위 상품 500개다. 가격은 이마트 앱이 구매 당일 오전 9시~낮 12시 기준 상품 바코드를 통해 자동으로 비교하고, 차액은 최저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예를들어 이마트에서 1500원에 구매한 상품이 쿠팡에서 1000원, 롯데마트몰에서 1100원, 홈플러스몰에서 1200원인 경우 최저가격 1000원을 기준으로 차액인 500원을 e머니로 돌려준다. e머니는 이마트 앱 전용 쇼핑 포인트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온라인 쇼핑 강자인 쿠팡과 경쟁 대형마트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를 대놓고 거론한 것을 주목한다. 과거 이마트는 자사 상품이 반경 5km 상권 내 다른 대형마트보다 비싼 경우 이를 보상하는 '최저가 보상제'를 운영하다 2007년 폐지했다. 이마트가 14년 만에 보상제를 부활시킨 건, 그만큼 현재 상황을 위기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마트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쿠팡 등 온라인몰의 영향력이 커지며 오프라인 매장인 대형마트의 입지는 더욱 좁아져만 갔다. 현재 대형마트업계는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리뉴얼에 들어가는 등 경쟁력 강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가 최저가 전쟁에 불을 당긴 만큼,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이에 가세할지 주목된다. 

출혈 경쟁 방아쇠를 당기고 있는 것은 이마트뿐만이 아니다. 쿠팡은 이달 2일부터 익일 배송인 로켓배송 상품에 대해 주문 개수와 가격에 관계없이 무조건 무료로 배송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로켓배송 상품을 별도 배송비 없이 주문할 수 있다. 쿠팡이 배송 전쟁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이다. 

업계는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충성고객을 더 확보하고 온라인에서의 존재감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네이버도 자체 장보기 서비스에 신세계·이마트 상품의 당일배송·익일배송을 도입하고, 멤버십을 활용한 무료배송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쿠팡과 네이버가 서로를 경제하는 것을 비롯, 유통업계 전체가 다시 출혈 경쟁으로 흘러갈 수 있는 양상인 것이다. 

그만큼 유통업계는 향후 판도를 예상하기 힘들 만큼 급변하고 있다. 쿠팡은 다시금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미국 아마존은 11번가를 통한 한국 진출을 계획 중이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통해 동맹을 맺었고, 롯데는 중고품 거래 시장인 중고나라의 지분 인수에 나서며 플랫폼 사업 진출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몸값이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도 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코로나19로 기존의 소비 트렌드가 뒤바뀌는 격변기”라며 “이커머스 활성화로 유통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과거의 출혈경쟁이 다시금 벌어질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쿠팡이 다시금 자금을 확보해 공격적 확장에 나선다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가격 경쟁이 더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와 쿠팡 / 사진=박태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