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와 나란히’ 김정균 감독은 역사를 쓰고 있다

문대찬 / 기사승인 : 2021-04-10 23: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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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균 담원 게이밍 기아 감독이 10일 열린 LCK 스프링 스플릿 젠지e스포츠와의 결승전에서 3대 0으로 승리한 뒤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담원 게이밍 기아의 김정균 감독이 자신의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9번째 우승을 거두며 제자 ‘페이커’ 이상혁(T1)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담원 기아는 10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LCK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에서 젠지e스포츠를 3대 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으로선 감회가 새롭다. SK 텔레콤 T1(T1)이 아닌 다른 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T1에서 오랜 기간 코치 및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이상혁과 LCK 8회 우승, MSI 2회 우승, 월드챔피언십(롤드컵) 3회 우승, 리프트 라이벌즈 1회 우승 등을 합작하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성공한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롤드컵을 4강에서 마무리 한 뒤, 그는 T1과 이별을 택했다. 이후 중국 프로리그(LPL) 비시 게이밍(VG)의 지휘봉을 잡고 도전에 나섰으나 좋은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VG와 결별하고 새 팀을 물색하던 김 감독에게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인 담원 기아가 손을 내밀었다. 당시 담원 기아는 양대인과 이재민이라는 걸출한 코칭스태프가 이적을 선택하면서 사령탑에 공백이 생긴 상황이었다. 선수단 관리에 강점이 있고, LCK에서 수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김 감독을 통해 담원 기아의 전성기를 이어가고자 했다.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어수선한 팀 상황을 빠르게 수습했다. 

먼저 ‘너구리’ 장하권이 빠진 탑라이너 공백을 ‘칸’ 김동하 영입으로 메웠다. 2019년 T1에서 김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김동하는 당초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간곡한 부탁에 마음을 바꿔 담원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김 감독은 특유의 친화력과 포용력을 앞세워 선수들과 신뢰를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강점인 단단한 운영 전략을 선수단에게 주입시켰고, 담원 기아는 지난해보다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리그를 정복했다. 올해 초 열린 ‘케스파컵’ 때부터 스프링 시즌까지, 담원 기아 선수들은 꾸준히 김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왔다. 

LoL e스포츠는 다른 프로 스포츠에 비해 감독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 감독과 함께 한 선수들은 그를 최고의 감독, 좋은 감독으로 꼽길 주저하지 않는다. 과거 김 감독의 지휘를 받은 '테디' 박진성(T1)은 김 감독에 대해 “세심한 성격으로 선수들의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감독님”이라며 “덕분에 되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그간의 공을 돌렸다. 그는 스프링 결승 종료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우승을 잘 떠먹여줬다”며 “선수단이 (기량을) 유지하는 게 힘든데 잘해줘서 이런 커리어를 만들어줘 고맙다.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고 싶다”며 자세를 낮췄다. 

이제 그의 시선은 오는 5월 6일부터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MSI를 향한다. MSI는 스프링 시즌 각 지역의 우승팀이 한 데 모여 최강자를 가리는 국제대회로 롤드컵의 전초전 성격을 지닌다. 김 감독은 또 한 번의 역사를 쓸 준비가 되어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MSI에 나가는 게 처음이다. 선수들과 꼭 첫 MSI 우승을 하고 싶다”며 힘차게 각오를 전했다.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