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분장하고 인종차별 코미디…칠레 방송 ‘논란’

이은호 / 기사승인 : 2021-04-14 10: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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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TV 코미디쇼의 인종차별성 방송을 공론화한 칠레 아미. 사진=트위터 캡처.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을 소재로 인종차별 코미디를 한 칠레의 한 TV 코미디쇼가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칠레 지상파 채널인 메가TV는 12일(현지시간) 자사 코미디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에 “마음 상한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표하며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어떤 집단을 모욕하거나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면서 “계속 개선하고 배우고 귀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메가TV에서 방영하는 코미디쇼 ‘미 바리오’(Mi Bariio)에선 방탄소년단으로 분장한 코미디언 5명이 등장해 아시아계를 비하하는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됐다.

이들은 자신을 ‘김정-은’(Un·스페인어로 숫자1), ‘김정-도스’(Dos·2), ‘김정-트레스’(Tres·3), ‘김정-콰트로’(Cuatro·4), ‘후안 카를로스’라고 소개했다.

진행자가 진짜 이름이 뭐냐고 묻자 이들은 차례로 뷔, 정국, 어거스트D(슈가), 제이홉, 진이라고 말하며 BTS를 패러디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들이 방탄소년단의 춤을 따라 추는 장면에선 ‘BTS’라는 자막도 나왔다.

방탄소년단으로 분장한 출연자들은 한국어를 해달라는 요청에 중국어 억양을 흉내 내는 듯한 의미 없는 말을 늘어놓은 뒤 “‘나 백신 맞았어’라는 뜻”이라며 웃었다.

방송이 공개되자 시청자 사이에선 ‘아시아계를 부적절하게 희화화한 인종차별’이란 지적이 쏟아졌다.

SNS에선 ‘인종차별은 코미디가 아니다’(#RacismIsNotComedy)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했다.

사건을 공론화한 칠레의 아미(방탄소년단)는 “아시아계를 향한 차별적 공격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번 방송은 특히 부적절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언론 ‘비오비오 칠레’에 따르면 칠레 방송규제 당국인 국가TV위원회(CNTV)에 해당 프로그램에 항의하는 민원이 1000건 넘게 접수됐다. CNTV는 현행 규정에 따라 민원을 살펴본 뒤 대응을 논의할 전망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태를 보도하면서 “수많은 방탄소년단 팬의 힘을 보여줌과 동시에,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 특히 아시아계 차별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