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마케팅에… 남양유업 불매 운동 분위기 확산

김찬홍 / 기사승인 : 2021-04-18 1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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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서 소비자들 성토 잇따라
갑질 논란 이후 8년 만에 시가총액 1/3 토막나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사진=남양유업 홈페이지 캡쳐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남양유업이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이후 큰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전문가들과 소비자들은 실험 결과가 사실상 왜곡됐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로, 인체 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원리를 검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예방·치료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과 치료효과를 실험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도 15일 “긴급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양유업이 해당 연구 및 심포지엄 개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점을 확인했다”며 회사 측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남양유업은 결국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사과했지만, 좀처럼 뜨거워진 여론은 식지 않고 있다.

반발심이 불매 운동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재 남양유업을 두고 한 네티즌은 “처음 기사를 보고 (불가리스를) 당장 사러 가야 하나 했는데, 실험 대상이 개랑 원숭이고 발표자는 남양유업 임원이란다. 몇 년 만에 남양유업 제품을 먹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앞으로도 쭉 불매한다”고 했다.

과거 2013년이 연상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2013년 이른바 ‘대리점 갑질 사태’로 촉발된 소비자 불매 운동에 매출이 꾸준히 하락해 국내 우유 업계 2위 자리를 매일유업에 넘겨줬다.

이후에는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등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도록 한 것이 드러나며 불매운동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무리하게 ‘코로나 마케팅’을 했다는 비판으로 기업 이미지가 또다시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남양유업의 시가총액은 갑질 사태 이후 지금까지 1/3 수준으로 추락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남양유업 보통주와 우선주(남양유업우)의 시가총액 합계는 26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2년 말(7209억원)보다 4590억원(63.67%) 줄어든 것이다.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는 더욱 하락했다. 발표 당일인 13일에는 주가가 8.57% 급등해 38만원에 장을 마쳤으나 이튿날부터 곧바로 하락세가 이어져 16일 종가는 32만6500원이 됐다.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