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왜 블록체인에 눈 돌렸을까

스타벅스·탐앤탐스, 물류관리에 블록체인 채택
블록체인 기술, 정보 불투명 ‘중고거래 시장’서 빛 발할 것

기사승인 2021-04-20 0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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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왜 블록체인에 눈 돌렸을까
▲사진=스타벅스는 2020년 8월부터 미국 전역 매장에서 커피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원두 유통 정보를 제공하고 했다./미국 RTT 뉴스 화면캡처.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2조원(4월6일 기준)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암호화폐 시장.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제조업 기반 산업으로 평가되는 유통업계도 블록체인 기술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전 산업군에 활발히 이용될 것이라는 예견도 나온다.

◇블록체인이 뭐길래?

먼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블록체인은 ‘암호화폐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 장부’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 개발자가 온라인에 올린 ‘비트코인: P2P 전자 화폐 시스템’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했다. 2009년 1월에는 기술을 이용한 비트코인을 만들어 공개했다.

비트코인은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전자화폐다. 별도 발행처나 관리기관이 없다. 누구나 발행하거나 사용할 수 있다. 은행이나 환전소를 거치지 않고 당사자 간 직거래로 수수료가 적거나 없다.

거래 내역을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일반적인 금융기관과 달리, 블록체인은 사용하는 모든 사람의 컴퓨터에 저장되게 한다. 누구나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공공 거래 장부(Public Ledger)’라 불린다. 거래 장부가 공개돼 있고 모든 사용자가 사본을 가지고 있으므로 해킹을 통한 위조도 의미가 없다.

‘스타벅스’는 왜 블록체인에 눈 돌렸을까
▲사진=탐앤탐스 제공

◇블록체인 도입에 앞장서는 유통가

투명한 정보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블록체인 기술에 유통업계가 너도나도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미국 RTT 뉴스 등 현지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Starbucks)는 미국에서 지난 2020년 8월부터 원두 관리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미국 전역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를 주문한 고객들은 제품 내 사용된 원두가 어디서 생산되고 로스팅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커피를 생산한 농부들은 자신들의 원두가 어디로 유통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전 스타벅스에서는 유통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원두가 섞여 원두 이동 경로를 추적하기 어려웠다.

스타벅스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이유는 원두 관리에 있다. 스타벅스 글로벌책임자 미셸 번스는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는 식품의 출처, 재배 방법, 지속 가능하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됐는지에 대해 점점 더 관심을 갖게 됐다”며 “세계 최대 식품 회사와 농산물 거래자들은 공급망에 대해 더 투명하게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기술 전환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 접목은 업계 전반으로 퍼지는 분위기다. 커피 전문점 탐앤탐스(TOM N TOMS)는 보안성 강화 대안으로 블록체인을 기술을 선택했다. 탐탐 코인(TOMTOM COIN) 프로젝트는 탐앤탐스를 생태계로 사용하는 블록체인 및 유틸리티 토큰 프로젝트다. 최근 유통·산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보안 및 데이터 관리에 대한 탐앤탐스의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암호화폐는 강화된 보안성으로 향후 자사 플랫폼의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건 물론, 고객 리워드에 대한 편의성·다양성·투명성까지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재료 및 상품의 내역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저장하면 원산지부터 고객에게 음료가 제공될 때까지 이력의 확실한 추적이 가능하다”며 “블록체인 기술의 점진적인 확대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 탐탐코인을 공식 앱 마이탐(MyTOM)의 결제시스템으로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현재 결제시스템 적용은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 전 산업군으로 확대될 것

유통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업계 중 하나다. 김성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는 “유통업계는 대표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는 산업 중 한 곳”이라며 “유통 정보를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유통업계에서 현재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지만 점차 전 산업군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고시장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활용이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김 이사는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명품, 차량 등이 판매되는 중고시장에서는 수리 이력이나 연식이 조작돼 거래 시 신뢰성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면 생산에서부터 거래 과정까지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BMW가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인 후 사용 중인데, 앞으로 중고시장에 자주 등장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접목이 더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smk503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