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I] ‘칸’ 김동하, 베테랑이 보여준 ‘탑 차이’

기사승인 2021-05-06 23:16:48
- + 인쇄
[MSI] ‘칸’ 김동하, 베테랑이 보여준 ‘탑 차이’
'칸' 김동하.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담원 게이밍 기아의 탑 라이너 ‘칸’ 김동하(25)가 신예에게 베테랑의 매운 맛을 보여줬다.

담원 기아는 6일 오후 10시(한국 기준)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 위치한 뢰이가르달스회들 실내 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21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그룹 스테이지 개막전에서 북미의 제왕 클라우드 나인(C9)을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MSI는 각 리그 스프링 시즌 우승팀이 모여 봄의 제왕을 가리는 대회다. 한국에선 지난해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우승팀인 담원 기아가 이번 대회에 나섰다.

담원 기아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다. 중국 프로리그의 RNG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다. 개막전 상대인 C9을 상대로는 손쉬운 승리가 점쳐졌다. 

하지만 이날 C9은 북미의 제왕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하단에서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선취점을 올리고, 초반 잇따른 교전에서 승리하는 등 담원 기아에게 당혹감을 안겼다.

자칫 팀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맏형이 나섰다.

드래곤을 스틸한 뒤 후퇴하던 과정에서 ‘베릴’ 조건희가 전사한 뒤, 김동하는 적 정글 붉은덩굴정령(레드) 앞 부쉬에서 대기하다가 ‘블래버’의 킨드레드를 습격해 잡아냈다. 

C9의 어린 탑 라이너 ‘퍼지(19)’의 갱플랭크를 줄곧 압박해 성장차를 벌린 김동하는 허리로 내려와 ‘쇼메이커’ 허수(조이)와 함께 미드 타워를 압박했다. 잘 큰 김동하를 막기 위한 C9의 셈법이 복잡해졌고, 담원 기아는 이를 이용해 미드 2차 타워까지 철거하는 데 성공했다. 

김동하의 기지는 23분께에도 빛났다. 

상대 시야 밖에서 절묘하게 접근해 부메랑을 던지며 ‘퍼지’를 추격한 김동하는 C9의 지원 병력이 사정권에 들어오자 절묘한 아이템, 스킬 사용으로 담원 기아에게 유리한 전황을 만들었다. 이 교전에서 승리하며 킬 스코어를 뒤집은 담원 기아는 내셔 남작 버프와 드래곤을 챙기며 승기를 굳혔다. 이후엔 상대 본진으로 진격, 27분 만에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경기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 나선 허수는 김동하에 대해 “역시 맏형다웠고 오늘 탑 라이너 차이로 이긴 것 같다. 탑이 못했다면 무조건 지는 경기였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김동하는 이번이 세 번째 MSI 출전이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킹존 드래곤X(현 DRX), SK 텔레콤 T1(현 T1) 소속으로 MSI에 나섰지만 준우승과 4강 진출에 그쳤다.

맏형이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의 첫 MSI 우승 도전 전망과 더불어 담원 기아의 그랜드슬램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담원 기아는 지난해 서머 시즌과 롤드컵, 스프링 시즌을 석권했다. MSI까지 우승한다면 LoL e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