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I] '따봉'이 아깝지 않은 95년생 '일체탑'

기사승인 2021-05-09 02: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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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I] '따봉'이 아깝지 않은 95년생 '일체탑'
사진=DFM 탑 라이너 '에비' 무라세 슌스케. 라이엇게임즈 제공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일본(LJL) 챔피언 데토네이션 포커스 미는 한국 리그오브레전드(LoL) 팬들에게도 친숙한 팀이다. 2018년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당시 DFM은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멋진 경기력으로 보여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탑 라이너 '에비' 무라세 슌스케는 뛰어난 메카닉을 선보이며 전세계 LoL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1995년생으로 리그 최고참인 에비는 현재까지도 '일체탑(일본 최고의 탑 라이너)'으로 활약중이다.

DFM은 9일 오전 12시(한국 기준)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 위치한 뢰이가르달스회들 실내 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21 MSI(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 그룹 스테이지 담원 기아의 맞대결에서 패했다. 승리 직전 한 번의 실수로 승부를 내준 것이기에 DFM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운 결과였다.

패배하긴 했지만 DFM의 경기력은 매우 뛰어났다. DFM은 '칸' 김동하의 '갱플랭크'를 집중공략하는 전략을 꺼내들었고 효과는 매우 뛰어났다. 정글러 '스틸' 문건영의 지원을 받은 에비의 '우르곳'은 말 그대로 폭풍성장했다. 우르곳의 성장으로 담원 기아의 사이드 주도권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했다.

아이템이 갖춰진 에비의 우르곳은 엄청난 파괴력을 뿜어냈다. 앞라인에서 상대 딜러의 데미지를 받아내면서도 '불사의 공포(R)'를 사용해 담원 기아의 진영을 헤집어놨다. 에비의 활약으로 DFM은 담원 기아의 바텀 포탑 억제기 포탑을 깨고 진격했다. 하지만 무리한 플레이로 인해 교전에서 대패했고, 이로 인해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가 끝난 후 카메라에 잡힌 DFM 선수들의 표정을 어두웠다. 실수를 자책하는 모습을 보여준 에비는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며 "분하다, 진짜 분해"라고 적었다. 짙은 아쉬움이 담긴 글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응원한 팬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에비는 한국말로 "진짜 감사합니다"라며 한국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를 본 국내 팬들도 에비를 응원했다.

'일본의 페이커'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에비는 LJL 최고의 슈퍼스타인 동시에 지금도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다. 이번 시즌 챌린저로 활약한 에비는 일본 선수 가운데 한국 LoL 솔로랭크 순위가 가장 높다. 일본 솔로랭크와 한국 솔로랭크의 격차는 제법 큰 편이다. 최상위급 솔로랭크에서도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에비는 인성 역시 매우 훌륭한 선수다. 지난달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LJL 동료들이 한국 솔로랭크에서 매너를 지켜주길 바란다"는 글을 올려 한국 유저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또한 그는 일본에서 LoL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에비는 2019년 롤드컵 이후 자비 16만 엔을 쾌척해 아마추어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김동하는 MSI 출국 전 공항 인터뷰에서 "자국 리그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에비 선수를 리스펙한다"며 "만나서 좋은 대결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MSI 참가 선수 가운데 최고령인 에비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실력만큼이나 뛰어난 그의 프로의식은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랄 정도다. 에비의 시그니처 세레모니는 엄지를 치켜세우는 '따봉'이다. 95년생 '일체탑' 에비에게 따봉을 보낸다.

sh04kh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