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서브프라임·코로나 등 위기 때 등장한 금융개혁안 

유수환 / 기사승인 : 2021-05-12 06: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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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0년 7월 21일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금융시장의 질서를 혁신하는 금융개혁법안(일명 도드-프랭크 개혁법)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금융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가 들어선 이래 전 지구적으로 대공황을 비롯해 다양한 경제위기를 겪어왔습니다. 그때 마다 강력한 규제 법안과 개혁안이 나오면서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최근 국내에도 도입된 금융소비자보호 법안도 약탈적 금융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것입니다. 이미 미국은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도드 프랭크법’으로 불리는 금융개혁안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금융소비자보호법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법안입니다.

또한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 사태 이후 디지털 금융이 시대적 흐름이 돼 가고 있습니다. 이미 정부는 디지털금융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금융개혁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관련 개혁안이 꾸준히 지속되지는 못했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취지 법안은 시장자유화라는 목소리에 굴복했고, 시대적 흐름에 따라 여러 개혁안도 수정돼 왔습니다. 

‘알기쉬운 경제’에서는 그동안 금융자본주의 체제 위기 속에서 나온 개혁안과 시대적 배경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늘 반복돼 왔던 금융규제 개혁안…탄생과 좌초 

금융자본주의 체제가 구축된 20세기 이래 위기 때 마다 다양한 금융개혁 방안이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금융규제 개혁안은 바로 ‘글래스스티걸법’입니다. 이 법안은 세계대공황 사태(Great Depression, 1929년) 이후 제정(1933년)된 것으로 미국의 금융규제 및 금융환경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도입된 배경은 1929년 발생한 주가폭락(대공황)의 원인 중 하나가 상업은행이 고객의 자산을 이용하여 일삼은 무분별한 투기 행위였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따라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업무를 엄격하게 분리하자는 것이 법률안의 주된 골자입니다. 

즉 상업은행은 여·수신 업무만 하고, 투자은행은 증권 업무만 하도록 업무를 분리하여 상업은행이 고객의 예금으로 주식 투자를 할 수 없도록 만든 것입니다. 이후 미국에서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영역이 엄격히 분리되어 골드만삭스·리먼브러더스 등은 투자은행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시티뱅크·웰스파고 등은 상업은행의 대표주자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은 반세기가 지나자 폐기돼 버립니다. 클린턴행정부 당시 월가 산업은행의 로비와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이 맞물리면서 1999년 11월 공식적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결국 이 나비효과는 금융시장에 ‘부메랑’을 초래하게 됩니다. 

글래스 스티걸 법안이 폐지되자마자 미국에서 닷컴버블(IT기업 주가 버블)이 붕괴돼 버립니다. 이후 9.11 테러 사태가 발생하자 미국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대폭 하향조정합니다. 
기준금리가 크게 내려가자 신용대출이 크게 늘어납니다. 당시 미국의 부동산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들면서 주택대출이 크게 활성화 됩니다. 또한 이 같은 시장 흐름을 이용한 파생상품이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부채담보증권)’입니다. 이것은 고신용자와 저신용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적당히 섞어서 만든 금융상품입니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상황은 반전됩니다. 점점 주택담보를 갚지 못한 개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빚을 갚지 않고 잠적하는 이들도 발생합니다. 대출을 갚지 못하자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CDO)의 부실로 이어지고 이는 투자은행의 도산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결국 은행이 기업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자 기업도 연쇄 파산을 하게 됩니다.

2008년 이후 발생한 금융위기(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다시 금융규제 및 소비자보호법안이 발의됩니다. 오바마행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나타난 여러 모순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시장과 금융감독 등을 총체적으로 개혁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개혁법(도드-프랭크 법안)을 제정합니다. 이는  글래스 스티걸법 이래 가장 강력한 금융 규제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금융감독시스템 개편 ▲금융회사 규제 강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약탈적 대출 방지 등이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증권거래법, 은행지주회사법, 연방준비법에 대한 수정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도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완화(대출) 정책으로 인해 일부 내용이 큰 폭으로 수정돼 버립니다. 


두 번의 큰 금융개혁 겪은 대한민국…코로나 시대 개혁방안은

우리나라의 경우 크게 두 번의 금융개혁이 이뤄졌습니다. 일차적으로는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IMF(국제통화기금)의 지원을 받으면서 반강제적인 금융개혁을 추진했습니다. IMF는 구제금융 지원과 함께 우리에게 재정 및 통화 긴축, 성장률 하향조정 등 거시경제의 축소균형은 물론 금융부실 해결을 위해 금융산업의 개혁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이어 한국은행법 개정 및 통합금융감독기구 설립, 통화긴축과 재정긴축으로 고금리 허용, 외국금융기관 국내 자회사 및 현지법인 설립 허용, 외국인 주식취득한도 종목당 50%까지 확대, 부실금융기관의 대규모 구조조정, 금융기관 퇴출제도 마련 등이 이뤄집니다.

올해 초 도입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도 대규모 금융개혁법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금소법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최소한의 공통기준 정립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저축은행 연쇄 부도 사태가 터지자 소비자보호 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에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이후 2019년 DLF(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하자 소비자보호 목소리가 커졌고, 지난해 관련 법안이 국회에 통과됐습니다. 

코로나 확산 이후 금융산업도 비대면(디지털금융) 사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도 비대면 금융 강화를 위한 규제 개혁에 나섰고,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디지털금융을 올해 주력 사업으로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금소법 도입으로 인해 이 같은 패러다임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디지털금융사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본격화 할 경우 이는 금소법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