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보다 수치스럽지만…” 영남대 여교수, 성폭행 폭로 청원

"동료 교수에게 성폭행 당해... 대학은 은폐 시도"

입력 2021-05-12 10: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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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보다 수치스럽지만…” 영남대 여교수, 성폭행 폭로 청원
영남대에 재직 중인 한 여교수가 학교 측이 자신이 당한 성폭력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청원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경산=쿠키뉴스] 최재용 기자 = 영남대에 재직 중인 한 여교수가 자신의 실명까지 밝히며 동료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대학이 이를 덮으려 한다고 폭로했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가 강간을 덮으려 합니다’라를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최초 작성된 청원글에는 ‘영남대’로 작성됐으나 이후 청원 요건에 의해 수정됐다.

자신의 소속과 실명을 공개한 청원인은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권력으로 덮어버리는 일을 고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센터에서 근무하던 A교수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여자로서 세상에 '나 강간당했다'고 말하는 것은 죽기보다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용기를 내서 공개한다”고 했다.

이어 “대학 부총장이었던 B교수에게 A교수로부터 강간을 당했다고 분리조치를 해 달라고 호소했으나 ‘시끄럽게 하려면 나가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 후로 오히려 저를 내쫓으려고 보직을 없애고 회의에 부르지 않는 등 업무에서 배제시켰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사건을 해결하기 보단 무마하려는 대학 측의 태도에 결국 A교수를 경찰에 고소했다. 또 영남대 양성평등센터에 A교수를 신고하며 학생들과의 분리조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A교수에 대해 학생들과 분리조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청원인은 마지막으로 “대학은 이렇게 강간사건을 덮으려만 하지 마라”며 “권력으로 사건을 덮으려는 처사를 감시해 달라”고 청원 동의를 호소했다.

한편 경산경찰서는 A교수의 고소 내용을 바탕으로 B교수의 성폭력 혐의 관련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다. 또 대학 측은 사건 당시 센터장이었던 부총장인 B교수를 지난달 21일 의원면직 처리했다.

gd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