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종교갈등 심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무력충돌 7일째
라마단 중 이슬람사원 내 시위 강경진압 기폭제
양측 강대강 대치…150명 사망
국제사회 중재 나서도 해법 없어

기사승인 2021-05-16 14: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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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종교갈등 심했다”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7일째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결사항전을 공언하며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제사회가 중재에 나섰지만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세계 곳곳에선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팔 사태는 왜 일어난 걸까. 

오랜 종교 갈등이 마침내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이 시작된 지난달 중순부터 이스라엘에서는 경찰과 팔레스타인인 간 충돌이 있었다.

충돌은 이스라엘 당국이 라마단 기간 다마스쿠스 게이트 광장을 닫으면서부터다. 

라마단 기간 매일 저녁 금식을 끝낸 이슬람교도들이 나와 식사를 하거나 시간을 보내는 광장을 폐쇄하자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차량 등에 불을 지르면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아랍계 청년들이 유대인을 폭행하거나 반대로 유대교도들이 아랍계를 공격하는 영상이 확산된 게 갈등 기폭제가 됐다.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 성지인 예루살렘에서는 종교적 갈등이 수면 아래 늘 존재해 왔다고 영국 BBC 방송은 진단했다.

갈등은 무슬림이 일 년 중 가장 거룩한 날로 여기는 ‘권능의 밤’ 기간인 지난 7∼9일 사이 커졌다.

7일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에 팔레스타인 주민 수만 명이 모여 종교의식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반 이스라엘 시위를 벌였고 이스라엘 경찰이 알아크사 사원에 진입해 이들을 강경 진압하면서 불이 붙었다.

무슬림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슬람 성전인 알아크사 사원 내부까지 이스라엘 경력이 들어와 물리력을 행사하자 크게 분노했다.

AFP 통신 등 외신들은 이슬람 사원에서 있었던 충돌이 많은 무슬림을 자극했다고 전했다. 이때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은 대규모 무력 충돌로 이어졌다.

무력충돌은 지난 10일부터 이어지면서 양측에서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에서는 지난 현재까지 어린이 41명을 포함해 최소 14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삼아자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0명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은 전날에는 미국 AP통신과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방송 등 다수 외신이 입주한 가자지구 내 12층 건물을 공습으로 파괴했다. 이날 새벽에도 공습을 이어가 하마스 지도자 자택을 폭격했다. 

양측은 전투를 중단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책임을 서로에게 묻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5일 대국민 TV 담화로 “이번 충돌 책임은 우리가 아니라 우리를 공격하는 자들”이라며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 도하에 체류 중인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이번 충돌 책임소재는 이스라엘에 있다”면서 ‘인티파다’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인티파다는 아랍어로 팔레스타인인들의 반(反)이스라엘 독립투쟁을 통칭하는 말이다.

세계 각국에서 인티파다 운동이 일고 있다.

미국 LA, 보스턴, 피츠버그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모였다. 이들은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 중단을 요구하며 행진했다.

‘자유 팔레스타인’이라고 적은 깃발과 푯말을 들고 LA 서부 이스라엘 영사관 쪽으로 행진하며 “인티파다여 영원 하라”고 외쳤다. 

영국 런던에서는 시위대가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고 외치며 하이드파크를 통과해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모였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도 2500여 명이 시내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모여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학살”이라고 주장했다.

중동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 규탄 시위가 계속됐다.

국제사회도 중재에 나서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자들이 나온 것에 경악하고 외신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이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은 것에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민간인이나 언론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는 행위는 국제법 위반으로 그 어떤 경우에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엔, 이집트 대표단이 뛰고 있으나 논의에 진전이 없는 걸로 전해진다. 유엔은 16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화상회의를 열어 사태 해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so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