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좀 잡아주세요" 20대도, 3040도 아우성

임지혜 / 기사승인 : 2021-05-17 15: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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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았는데 내 집 마련 희망 뺏겨" 청원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치솟는 집값과 전셋값 상승에 민심이 들끓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집값 정상화로 열심히 일하고 알뜰하게 저축한 이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20·30·40세대 "치솟는 집값에 불안" 청원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런 청원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연일 전셋값이 오르고 아파트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지면서 무주택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1순위 청약(302가구 모집)에 24만4343명이 몰려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평균 경쟁률 809대1로,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집값은 치솟고 청약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자 사회 초년생인 20대들은 물론 출산·육아·교육 등의 이유로 지출이 증가하는 시기의 3040세대도 정부에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20대 후반 청년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호소문을 올리고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오늘은 열심히 산다면 안락한 집과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젠 너무 올라버린 집값으로 그것을 꿈이 되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내 집 마련을 위해 오늘도 저는 불안을 안고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언급하며 "극소수의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대한민국 청년의 꿈과 미래, 희망은 처참히 짓밟혔다. 이로 인해 현재 대한민국 청년들은 꿈이 아닌 돈을 쫓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식·비트코인에 투자하는 2030을 욕하지 말라. 불안한 미래를 벗어나고자 하는 청년들의 작은 몸부림"이라면서 "결혼을 미루는 혼자 사는 2030을 욕하지 말라.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으로 결혼은 꿈이 되었다. 출산하지 않고 사는 2030을 욕하지 말라. 부동산값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사교육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일침했다. 이 글은 9458명의 동의를 받으며 젊은 층으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3040세대에서도 분노가 터져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 7일 '대출규제로 인한 부동산 폭등으로 무주택자들을 거지, 빚쟁이, 투기꾼으로 만든 현정부를 고발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중반이라고 밝힌 청원인 B씨는 결혼 전 8~9년 저축해 1억~1억5000만원을 모았지만 서울에서 집을 사기엔 턱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부모 도움 없이 맞벌이고 열심히 사는 저희 부부가 자랑스러웠고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하며 미래를 위해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이런 평범한 인생이 바보가 되는 시대가 왔다"고 밝혔다.

그는 "25평 11억원(공시지가 10억원)의 집을 산다고 하면 은행 대출을 빼고 6억원 가량이 필요하다"면서 "부모님 재력이 있는 은, 금수저들만 집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처음으로 직장에서 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이 들어 박탈감에 빠졌다"고 말했다. 
 
B씨는 "맞벌이지만 현재 부동산이나 물가 대비 임금이 높은 편도 아니고 가진 게 없어 안정된 직장을 얻으려 정말 열심히 노력한 죄밖에 없는데 임대 아파트, 신혼 희망타운, 디딤돌 대출은 맞벌이 소득요건 때문에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부의 대출규제가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표권이 생겼을 때부터 민주당을 지지해왔지만 이제는 현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부자들에게만 맞춘 정책이 아닌 평범한 무주택자도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대책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보다 앞선 3일 '평범한 소시민이 대통령에게 집값정상화를 호소합니다'란 글을 올린 한 청원인은 두 아이를 둔 평범한 가장이라고 밝히면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을 통해 급격히 오른 집값을 정상화시켜달라는 촛불 시민들의 요구에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집값을 내리고 실수요자 위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소득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집값을 정상 수준으로 하락시켜서 열심히 일하고 알뜰하게 저축하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문 정부는) 약속을 저버리고 임대사업자에게 더욱 혜택을 확대했고, 그 결과 유주택자들이 주택을 추가로 구입해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도록 만들었다"면서 "그 결과 집값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던 2017년 5월보다 2~3배 더 올랐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與 청년·신혼부부 LTV 90% 검토…누리꾼 의견 엇갈려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실수요자에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한도를 90%까지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LTV를 40%로 제한하되, 무주택 청년 계층에 한해 비규제지역의 70%를 적용해주고 여기에 초장기 모기지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20%의 우대혜택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 누리꾼들은 "빨리 완화 발표해 달라" "너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집값을 잡는 것이 먼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는데 신혼부부, 청년들에게 빚더미에 앉으라는 꼴"라는 반응을 보인다. 

일부는 "신혼부부, 청년만 국민인가"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정부가 신혼부부와 청년층을 대상으로 특별공급(특공) 물량을 확대한 것에 이어 LTV 한도를 완화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 3일 비슷한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현재 이날 오후 3시 36분 기준 3803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40대 전세살이들은 이 나라의 국민도 아닌 애만 낳고 사교육비로 집 한 채 없이 쫓겨 다닙니다'란 글을 올린 40대 청원인은 "아이들 생후 100일에 어린이집 보내고 열심히 맞벌이해 10년을 모아도 어제 대출받아서 집 산 사람이 1억원 오르는 이 서울 집값에 편승 못한 저희가 바보"라고 비꼬았다.

그는 "아이 낳고 사교육비 들이며 그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 세대에게 고작 한다는 청약 제도가 신혼희망타운, 공공분양, 생애최초인가"라면서 "신혼, 생애최초에게 청약제도로 느끼는 좌절감과 사회로부터 배제된다는 마음이 들지 않게 개선해달라. 무주택자들에게는 대출규제완화를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한 바 있다.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