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한강 사건에 일침?…"자기 견해 강화하는 사실만 편향수집"

임지혜 / 기사승인 : 2021-05-31 16: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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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인지부조화 견디기 어려워 해"

허지웅 인스타그램 캡처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자기 견해를 강화하는 사실 만을 편향해서 수집한다.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작가 허지웅이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한강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고(故)손정민 씨의 사망 경위를 둘러싸고 확인되지 않은 억측·음모론이 제기되는 데 대한 일침이란 말이 나온다.  

허지웅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견해와 수집한 사실이 서로 모순될 때를 인지부조화의 상태라고 한다"면서 "사람은 이런 인지부조화 상태를 견디기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흔히 착각한다. 부정할 수 없는 증거와 사실을 보여주면 납득할 거라고"라면서 "하지만 이미 자기 견해를 고수하기 위해 나름의 희생을 치뤄 온 사람들에게는 내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것보다 가설을 추가해 자기 의견을 강화하는 쪽이 훨씬 덜 고통스럽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견해를 가진 이들을 모아 가설을 영원히 더해가며 결말이 없는 싸움을 시작한다"며 "이런 일은 늘 반복해서 벌어졌고, 벌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지웅은 예시로 90년대 초반 휴거 소동에 대해 언급했다. 휴거는 세상에 종말이 찾아오는 것을 말한다. 

허지웅은 "동네 길가에 벽마다 빨간 스프레이로 날짜와 십자가가 그려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반 친구가 휴거를 심각하게 믿는 눈치였으며, 심지어 휴거(1992년 10월28일) 전날 학교에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결국 휴거일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다음날 친구는 다시 학교에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허지웅은 "아이들이 이 친구를 둘러싸고 놀려댔다. 시간이 지나 친구에게 '휴거가 왜 오지 않은거니'라고 넌지시 물었다"면서 "친구는 '휴거는 일어났다. 지상이 아닌 하늘에서 먼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래전의 그 친구를 떠올린다"며 "아이들이 친구를 놀려대며 굴복시키려 하지 않았다면, 누군가 절박한 친구를 돈벌이로 생각해 새로운 가설을 계속해서 제공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가 그 안으로 도피했을까. 친구의 눈은 참 슬펐다"고 글을 마쳤다. 

허지웅은 이 글에 손씨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이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손씨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와 언론 보도를 불신하는 이들을 향한 일침으로 들린다고 해석했다. 

한 누리꾼은 "(손씨 사건을 두고) 음모론자와 그걸 비난하고 조롱하는 사람, 음모론자를 부추기는 사람 등 모두를 비판하는 글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허지웅의 글을 공유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에 댓글을 남겨 "유가족은 손씨가 사망한지 한달됐으니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부는 피해자보다 자기 감정에 더 심취해 있는 듯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제2의 타진요'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모임'이라는 뜻의 타진요는 지난 2010년 가수 타블로의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이 거짓이라며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했다. 타블로의 졸업 사실이 증명된 이후에도 이를 믿지 않으며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일부에선 일어나지 않은 휴거 사태와 손씨 사건을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일부 누리꾼은 "버닝썬 사태부터 경찰은 신뢰를 잃었다" "처음부터 수사가 제대로 됐다면 이같은 의혹이 생기지 않았다" "억울한 피해자가 생겨선 안 된다는 것으로 시작된 의구심이지 확증편향과 다르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