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학비노조 예산투쟁 방법 ‘논란’

신영삼 / 기사승인 : 2021-06-10 1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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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출입 막고, 의원 부인 운영 카페 앞 대규모 확성기 집회
일방통행식 아닌 명확한 근거‧명분 바탕 한 소통‧공감이 우선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전남지부는 지난 7일 조리실무사 신규채용 예산 삭감을 주도한 이광일(여수1, 민주) 의원의 부인이 운영하고 있는 커피숍 앞에서 80여명이 모여 1시간 30여분 동안 확성기를 동원한 집회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아니라 이 커피숍 앞 도로변 양측에는 노조에서 설치한 현수막도 수 개가 내 걸렸고, 결국 이 의원의 부인은 이날 오후부터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사진=이광일 의원]
[무안=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전남교육청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조리실무사 충원 인건비를 두고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전남지부가 ‘삭감예산 부활’을 요구하는데 막바지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조의 선전전과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의결에 항의하는 방법이 선을 넘어섰다는 비판이 일부에서 일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10일 제353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3차 상임위를 열어 전남교육청 추경안을 최종 심의한다.

심의 내용 중에는 지난 3일 교육위원회에서 전액 삭감한 조리실무사 53명 신규충원을 위한 인건비 5억2000만 원도 포함돼 있다.

노조는 3일 예산 삭감에 반대하며, 교육위원회 회의실 앞을 점거하고 4명의 여성 조합원들이 ‘삭감예산 살려내라’, ‘나를 밟고 가라’는 등 고함을 지르며 바닥에 눕는 등 의원들의 출입을 막는 실력행사를 했다.

또 지난 7일에는 관련 예산 삭감을 주도한 이광일(여수1, 민주) 의원의 부인이 운영하고 있는 커피숍 앞에서 80여명이 모여 1시간 30여분 동안 확성기를 동원한 집회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아니라 이 커피숍 앞 도로변 양측에는 노조에서 설치한 현수막도 수 개가 내 걸렸고, 결국 이 의원의 부인은 이날 오후부터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노조의 의사 표현이 지켜야 할 선을 넘어섰다고 비판하고 있다.

의원이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의원이 아닌 가족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것은 의사 표현이 아닌 ‘테러’라는 것이다.

전남도의회 한 관계자는 “명확한 근거와 명분을 바탕으로 설명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순서”라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모두가 힘으로 밀어부친다면 의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지적했다.

또 “의원의 의정활동이나 의회의 결정이 자신들의 뜻에 반한다고 해서 그 가족들을 상대로 테러를 가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국교직원노조 전남지부와 함께 9일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앞에서 집회를 연 전라남도교육청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집회 성격에 대해 “조리실무사 신규채용 예산 삭감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노조와 집행부가 합의한 사항을 도의회가 예산심의권을 가지고 무력화시킨 것에 대한 항의와 향후 재발 방지를 요구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조리실무원에 소속된 조합원 수가 많아 노조활동이 조리실무원 위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 일부 소수직군 조합원들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업일수 감소와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어 조리실무사 충원은 적절하지 않다며, 관련 예산을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학비노조 전남지부 등은 연일 집회를 이어가며 삭감 예산 부활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학교급식실 근무 조리실무사들의 노동강도는 공공기관 조리실무사의 2~3배에 달한다”면서 “일반 공공기관의 경우 조리원 1명이 50~70명의 급식을 담당하는데 비해 학교는 150여 명에 달해 각종 근골격계질환은 물론이고, 폐질환 등에 노출돼 있다”며,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