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페이커’와 ‘칸’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강한결 / 기사승인 : 2021-06-12 06: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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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19년 한솥밥을 먹은 '칸' 김동하와 '페이커' 이상혁.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담원 기아의 탑 라이너 ‘칸’ 김동하(25)와 T1의 미드라이너 ‘페이커(24)’ 이상혁은 LoL 챔피언스코리아(LCK) 최고참 선수다. LCK 최연소 프로게이머인 T1의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17)와는 각각 8살, 7살 차이다.

통상적으로 프로게이머는 20~22세 전성기를 맞이한다. 2016년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와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을 동시에 석권한 이상혁은 21살이었다. 2017년 LCK 서머 스플릿 SKT T1(現 T1)을 격파하고 우승컵을 차지한 뒤, 한체탑(한국 최고의 탑 라이너)에 오른 김동하는 22살이었다.

이제 프로게이머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한 김동하와 이상혁이다. 하지만 LCK 최고참인 두 선수는 2021년 여름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활약을 펼치며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담원 기아는 11일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T1과의 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담원 기아와 T1은 시종일관 치고 받으며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양 팀의 선수들은 모두 멋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상혁과 김동하의 플레이는 빛이 났다.
사진=LCK 하이라이트 유튜브 GIF 캡처

1세트 김동하는 ‘제이스’를 꺼내 T1을 거세게 압박했다. ‘전격폭발(Q)’의 적중률도 매우 높았다. 제이스의 무자비한 포킹에 T1은 전투 시작 전부터 막심한 체력 손해를 보고 시작했다. 완벽한 킬각이 나왔을 때는 해머폼으로 변환해 과감히 앞으로 들어갔다. 드래곤 전투를 앞두고 연달아 캐리력을 뿜어내는 모습은 2017년 SKT를 압도하던 롱주 게이밍(現 DRX) 시절의 김동하를 떠올리게 했다.
사진=LCK 하이라이트 유튜브 GIF 캡처

하지만 ‘아칼리’를 고른 이상혁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이상혁의 아칼리가 잘 성정한 제이스를 암살하면서, T1은 조금씩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시작했다. 이어진 대규모 교전에서도 아칼리는 상대방 주요 딜러에게 데미지를 넣으면서도 ‘황혼의 장막(W)’을 사용해 죽지 않고 살아나가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줬다. 이상혁은 이후 여러차례 슈퍼 플레이를 선보이며 해설진의 샤우팅을 이끌어냈다.
사진=LCK 하이라이트 유튜브 GIF 캡처

2세트는 이상혁의 활약이 돋보였다. 미드 ‘리신’을 선택한 이상혁은 교전마다 상대방 딜러를 물고 들어지며 담원 기아의 진영을 무너뜨렸다. 그러면서도 정작 본인은 ‘음파(Q)’와 ‘방호(W)'로 유유히 살아나가는 모습을 여러차례 연출했다. 이상혁이 초중반을 단단히 버텨준 덕에 ‘칸나’ 김창동의 ‘그웬’은 성장 시간을 벌었고, T1은 3세트까지 게임을 끌고 갈 수 있었다.
사진=LCK 하이라이트 유튜브 GIF 캡처

3세트, 김동하는 이상혁이 그랬던 것처럼 아칼리로 엄청난 캐리력을 과시했다. 초중반까지 T1은 담원 기아를 압도했지만, 김동하가 반전의 서막을 만들었다. 김동하는 뛰어난 스킬 활용으로 이상혁의 제이스와 500의 제압 골드가 붙은 ‘테디’ 박진성의 ‘칼리스타’를 잡고 전사했다. 김동하의 슈퍼캐리는 한 번 더 반복됐다. 바다 드래곤을 사냥하던 T1 진형을 덮쳐 세 명을 끊어낸 것. 이 교전 승리를 바탕으로 담원 기아는 불리한 전황은 원점으로 돌렸고, T1은 결국 끝까지 아칼리에게 휘둘리며 역전패를 당하게 됐다.

김동하와 이상혁은 2019년 SKT 시절 한솥밥을 먹었다. 두 선수는 2019 LCK 스프링·서머 스플릿 우승, 2019 롤드컵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내며 멋진 호흡을 보여줬다. 김동하의 이적 후에도 두 선수는 서로를 응원하며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이날 마지막에 웃은 것은 김동하였지만, 두 선수는 모두 슈퍼 캐리를 밥 먹듯이 반복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뿜어냈다.

LCK 최고참 김동하와 이상혁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