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레바논 침대축구를 깨다

기사승인 2021-06-13 19: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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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레바논 침대축구를 깨다
경기가 끝난 뒤 관중에게 인사하는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고양=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손흥민(29·토트넘 훗스퍼)이 레바논의 침대 축구를 깨버렸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레바논과 6차전에서 2대 1 역전승ㅇ르 거뒀다. 승점 16점을 기록한 한국은 조 1위로 최종 예선에 진출했다.

지난 9일 스리랑카전에서 풀 로테이션을 돌려 5대 0 대승을 거뒀던 대표팀은 같은 조 난적인 레바논을 상대로 최정예 선수단을 꾸렸다.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던 김민재(베이징 궈안)과 남태희(알 사드)를 벤치로 보냈고, 이들을 대신해 박지수(수원 FC)와 송민규(포항 스틸러스)가 기회를 잡았다.

전반전에 대표팀은 생각 외로 고전했다. 공세를 펼쳤지만 전반 12분 레바논 공격수 사드가 김문환(로스엔젤레스 FC)의 실수를 틈타 선제골을 올렸다.

승점이 절실했던 레바논은 ‘침대 축구’로 시간을 끌었다. 한국은 공세를 펼쳤지만 전반전에 소득 없이 0대 1로 전반전을 마쳤다.

손흥민의 발끝이 벤투호 공격의 꽉 막힌 혈을 뚫었다.

후반 5분 손흥민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에 송민규(포항)가 머리를 갖다 댔고, 이는 레바논 수비수 마헤르 사브라의 머리를 맞은 뒤 골대로 향했다. 이는 사브라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역전 페널티킥을 만드는 과정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남태희가 수비수를 제치다가 핸드볼 파울을 유도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침착하게 골문 오른쪽을 겨낭했고, 골키퍼를 뚫어내면서 역전골을 성공했다. 지난 2019년 10월 열린 스리랑카와의 월드컵 2차예선 경기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A매치에서 골맛을 본 손흥민이다.

득점 후 손흥민은 중계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23’를 만들었다. 이는 같은 날 새벽 유로 2020 덴마크와 핀란드의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옛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29·인터밀란)을 향해 응원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손흥민은 카메라를 앞에 두고 “Erisken, Stay strong. I love you(에릭센 힘내라. 너를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급해진 레바논은 공세로 전환했지만, 오히려 한국은 손흥민을 필두로 날카로운 역습 축구를 선보였다. 손흥민은 중요한 키패스를 연결하면서 플레이메이커 역할도 수행했다.

손흥민의 활약에 대표팀은 극적인 역전승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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