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한국 부담스럽지만, 붙게 된다면 영광”

기사승인 2021-06-16 20: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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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 “한국 부담스럽지만, 붙게 된다면 영광”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베트남 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최종예선을 이끈 박항서 감독이 대한민국과 맞대결 가능성에 부담감을 표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자벨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G조 최종전에서 2대 3으로 패했다.

베트남은 UAE(승점 18점)에 밀려 조 2위(승점 17점)로 떨어졌지만, 각 조 2위 상위 5개 팀에 주어지는 최종예선 진출권을 따냈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의 최종 예선 진출이다. 

박 감독은 국내 매체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과 안 만나는 게 좋다. 솔직히 부담스럽다”며 “하늘의 듯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부담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최종예선에서 한 수 위 팀들과 어떻게 경쟁할지 고민이다. 어떻게 하면 망신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도 아시아 정상 팀들과 겨뤄 자신의 평가를 받는 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9월 시작하는 월드컵 최종예선은 12개국(한국, 일본, 호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UAE, 중국, 시리아, 오만, 이라크, 베트남, 레바논)이 두 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이 중 각 조 1-2위 국가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각조 3위 국가 간 맞대결을 통해 승리한 팀이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마지막 티켓을 노린다.

FIFA 랭킹이 높은 일본(28위)과 이란(31위)이 톱 시드를 배정받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2시드가 유력한 한국은 7월 1일 예정된 최종예선 조 추첨 결과에 따라 베트남과 한 조에 묶일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베트남을 상대로 역대 전적이 16승 6무 2패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지난 2017년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의 역대 첫 준우승을 이끌며 '박항서 매직'의 서막을 알렸다. 이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역대 첫 4강을 이끌었고, 그해 스즈키컵에서는 10년 만에 정상으로 이끌었다.

박 감독의 매직에 감명받은 베트남 축구 팬들은 그에게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빗대 '쌀딩크'라는 별명까지 지어줬다. 당시 박 감독은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다.

박 감독의 지도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9년 12월 동남아시안(SEA)게임 금메달을 이끌었고, 올해에는 월드컵 최종예선까지 이끌었다.

박 감독은 “뿌듯한 것보다 영광이다. 한국과 붙게 된다면 저희 입장에서 도전해보는 것이다. 한국과 하게 되면 많은 사람은 관심이지만, 한국이 강팀이고 조국이라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 “손흥민과 황의조 등은 세계적인 수준의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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