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나라②] ‘킹덤원'과 모닥불 앞에서 ‘사이버 불멍’ 즐겨요!

기사승인 2021-06-18 06: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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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넷마블의 ‘제2의 나라’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2M'의 구글플레이 매출순위마저 제칠 정도로 엄청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앞서 쿠키뉴스는 [제2의 나라➀] 손바닥 안에 펼쳐진 동화 세상, 눈과 귀로 만져요를 통해 ‘제2의 나라’ 흥행 요인을 알아봤다.

그래픽, 스토리 등과 마찬가지로 게임성에 대한 평가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인게임 콘텐츠’, 전투와 조작감, BM(비즈니스 모델) 등 게임 내의 시스템적인 부분의 경우 이용자 간의 온도차는 있었다.

[제2의나라②]  ‘킹덤원'과 모닥불 앞에서 ‘사이버 불멍’ 즐겨요!
필드에 있는 축구공을 통해 간단한 공놀이를 즐길 수 있다.

◇ 함께 하면 즐거움이 두 배…다채로운 소셜 콘텐츠

‘제2의 나라’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이 장르의 근간은 사냥을 통한 아이템 획득과 캐릭터 성장이다. 이를 통해 남들보다 강해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제2의 나라는 기존의 양산형 모바일 MMORPG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다양한 세부 콘텐츠를 준비했다. 특히 ‘소셜’ 개념을 강화해 다른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지점을 강조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필드 곳곳에 축구공, 주사위, 모닥불 등의 ‘소셜 오브제’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플레이어는 다른 이용자와 소셜 오브제를 사용해 다양한 상호작용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축구공을 가지고는 간단한 경기를 진행할 수 있고, 모닥불 앞에서는 게임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모여 사이버 ‘불멍(장작불을 보며 멍하니 있는 행위)’을 즐길 수 있다. 게임 자체 SNS ‘담벼락’에는 소셜 오브제의 즐거운 추억이 담긴 사진을 게재해 다른 이용자와 공유할 수도 있다.

[제2의나라②]  ‘킹덤원'과 모닥불 앞에서 ‘사이버 불멍’ 즐겨요!
킹덤원을  모집하는 공고글.

‘킹덤’ 콘텐츠도 주목할 부분이다. ‘킹덤’은 다른 이용자와 함께 힘을 합쳐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종의 길드 시스템이다. 킹덤에는 왕국 퀘스트, 왕국 업적, 킹덤 연구소, 극장, 킹덤 디펜스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이용자는 적절하게 이를 이용해 전투력을 올릴 수 있다.

‘제2의 나라’ 사전출시 당시 적지 않은 게이머가 “킹덤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려면 결국 과금이 강제되는 것이 아니냐”고 회의감을 드러냈다. 적대세력과 대규모 PK를 벌이는 일종의 공성전 콘텐츠인 킹덤 전쟁이 ‘페이 투 윈(Pay to Win)’ 구조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게임 출시 이후에는 단순한 친목을 목적으로 킹덤 콘텐츠를 이용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은 편이다.

무과금이어도 킹덤 콘텐츠를 즐길 수 있지만,  심층적으로 콘텐츠를 공략하려면 어느정도의 과금은 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킹덤 침공전’과 ‘유물전장’, ‘왕위쟁탈전’ 등 메인 콘텐츠는 오는 8월 업데이트 후 추가될 예정이다.

[제2의나라②]  ‘킹덤원'과 모닥불 앞에서 ‘사이버 불멍’ 즐겨요!
타격감과 스킬 이펙트는 매우 호쾌한 편이다.

◇ 타격감도 좋고 이펙트도 좋은데… 낮은 수동전투 효율은 아쉬워

‘제2의 나라’의 지브리 풍 카툰렌더링 그래픽은 전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수려한 그래픽에 기반한 스킬 이펙트는 많은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직업별 전투 스타일에 따라 특색있는 이펙트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임 전반의 그래픽은 귀여운 동화이지만, 타격감은 제법 묵직한 편이다. 타격감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애니메이션과, 음향, 이펙트다. 제2의 나라의 경우 타격 시 애니메이션과 이펙트가 역동적이다. 예를 들어 망치와 같은 둔기를 들고 최전방에서 전투하는 근접 캐릭터 ‘디스트로이어’의 스킬은 시전 속도가 느리지만, 모션이 크고 호쾌한 느낌을 전한다. 

플레이어의 공격을 받은 몬스터의 피격 모션도 섬세하게 구성됐다. 캐릭터의 스킬에 따라 몬스터는 밀려나거나(넉백), 경직(스턴) 상태에 빠지는데 찰나의 움직임이 세세하게 묘사됐다. 

다소 주관적일 수 있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제2의 나라의 타격감은 현재 출시된 모바일 게임 중 최상위권에 근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작감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갈리는 편이다. 제2의 나라 역시 최근 출시된 대다수의 MMORPG와 마찬가지로 자동 사냥 시스템을 도입했다. 플레이어는 상황에 맞게 자동과 수동을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제2의 나라에선 수동 전투의 경우 다소 컨트롤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제2의 나라는 360도 시점 조절이 가능한 풀3D뷰를 지원한다. 이러한 방식은 필드 내의 광활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 큰 장점이 된다. 하지만 수동전투를 할 때 매번 시점을 조정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세세한 컨트롤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작은 액정을 바쁘게 터치하면서 사냥하기에는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제2의나라②]  ‘킹덤원'과 모닥불 앞에서 ‘사이버 불멍’ 즐겨요!
정밀한 컨트롤을 위해서는 앱 플레이어에서 세부 키매핑을 해주는 것이 좋다.

기자는 안드로이드 앱을 PC에서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녹스 에뮬레이터’를 통해 제2의 나라를 플레이해봤다. 녹스는 자체적으로 제2의 나라 추천 키매핑을 지원하는데, 세세한 컨트롤을 위해서는 다소 세팅을 바꿀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 시점 변경 키매핑을 마치고 나니, 수동전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최근 대부분의 모바일 MMORPG는 모바일과 PC에서 동시에 구동되는 크로스 플레이를 도입했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플랫폼 ‘퍼플’을 활용해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한다. 넥슨의 V4, 엔픽셀의 ‘그랑사가’는 자체 PC버전을 선보였다. 제2의 나라는 아직 공식적으로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지만, 향후 이 부분이 개선된다면 수동 전투가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2의나라②]  ‘킹덤원'과 모닥불 앞에서 ‘사이버 불멍’ 즐겨요!
박리다매 형태의 패키지 판매 BM.

◇ “이 정도면 납득”…착한 수준은 아니어도 합리적인 BM

지난 4월 진행된 제2의 나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조신화 넷마블 사업본부장은 "과금 없이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용자들이 시간을 들이는 만큼,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플레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 비중 또한 확률형 비중에 의존하지 않고 패스 등으로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게이머들이 출시 직전까지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일각에서는 제2의 나라의 핵심 개발진이 ‘리니지2 레볼루션’에 참여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브리니지’, ‘리니지브리’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 출시 후 BM(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비판은 다소 줄어든 모양새다.

자세히 살펴보면 제2의 나라의 뽑기 시스템은 한국형 MMORPG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무기, 방어구, 액세서리 등 장비, 모험을 함께 하는 펫, 탈 것 등 모두 확률형 뽑기가 가능하다. 다만 일주일 가량 게임을 하다 보니 “랭커가 되겠다”는 욕심이 없다면 굳이 과도한 과금을 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시간을 아껴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면, 2500원에서 2만5000원 사이의 패키지 아이템을 사서 플레이하면 육성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제2의 나라는 소위 ‘고래’라고 불리는 고과금 이용자에게 막대한 혜택을 주고 결제액을 늘리기보다는 무과금 이용자를 중·소과금 이용자로 전환시키는 전략을 차용했다. 즉, 일정 레벨 혹은 일정 전투력을 달성하면 과금을 유도하는 미션 수행식 BM을 선택한 것이다.

출시 일주일이 지난 현시점에서 BM에 대한 이용자들의 의견은 다소 복합적이다. 기자의 지인은 “수려한 그래픽을 즐기며 유유자적하게 게임을 하면 과금이 그렇게 필요없을 것 같다” 평을 남겼다. 하지만 한편으론 “결국 향후 나올 킹덤 콘텐츠를 즐기려면, 과금은 필수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정리해보면 제2의 나라는 출시 전 넷마블이 말했던 것처럼 착한 BM의 게임과는 거리가 있다. 다만 어느정도 합리적인 설계로 인해 유저들에게 막대한 거부감은 심어주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 향후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적으로 나올 예정인 가운데, 합리적인 BM모델이 얼마나 유지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sh04kh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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