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머큐리(Mercury Rising, 1998)’와 인재(人材)

최문갑 / 기사승인 : 2021-06-24 12: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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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운(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정동운 전 대전과기대 교수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조직의 성패는 그 조직구성원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신체적인 결함이 있다고 해서, 겉모습만 보고 능력이 없다고 단정 짓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과연 한국 사회에서 21살 때 루게릭병에 걸려 2~3년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던 스티븐 호킹 박사가 위대한 학자가 될 수 있었을까?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 2001)>의 주인공 존 내쉬 교수를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하여 사회에서 그를 소외시켰다면, 과연 그가 경제학 발전에 혁혁한 공헌을 할 수 있었겠는가?

영화 <머큐리>에서 9살 사이먼 리치(미코 휴즈)는 자폐증에 걸린 소년에 불과하지만, 퍼즐을 비롯한 암호해독에 탁월한 재능을 지닌 천재였다. 우연한 기회에 퍼즐잡지에 실린 코드의 정답을 맞추게 되는데, 그 코드가 바로 국가안보국(NSA)의 ‘머큐리’라는 국가보안 일급비밀의 암호이었다. 그러자 정보부 책임자 니콜라스 쿠드로(알렉 볼드윈)는 리치를 찾아 나서게 되고, 부모를 살해함은 물론, 프로그램 개발국 연구담당자까지 살해한다.

결국, 사건의 전모를 알게 된 아트 제프리스(브루스 윌리스)는 쿠드로의 음모를 파헤치고, 소년의 도움으로 그를 살해함으로써, 리치를 안전하게 보호함은 물론, 사건을 종결시키게 된다. 제프리스가 퍼즐 책을 사들고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교육을 받고 있는 리치를 찾아가자, ‘모르는 사람이야’라며 거부하던 소년이 제프리스를 포옹하는 장면으로 이 영화는 끝난다. 어떤 장애가 있더라도 사랑으로 그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영화에서의 리치가 자폐증이 있다고 하여 과연 이 아이를 장애인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미래는 각 개인이 지닌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서양 속담에 “1년 앞을 내다보면 꽃씨를 심고, 10년 앞을 내다보면 나무를 심고, 수십 년 앞을 내다보면 사람을 심는다”고 하였다. 인재를 확보하여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기업에 있어서도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한다. 그만큼 사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도 “21세기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유일한 수단이 인재”라고 말한바 있다. 인재란 어떤 사람일까? 사전적 의미로, ‘인재(人才)’는 ‘재주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의미하며, ‘인재(人材)’란 ‘어떤 일에 소용이 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인물’을 뜻한다. 어떤 의미든 그들은 소속 집단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公’(공변될 공)자는 ‘八’(나눌 팔)과 厶(=私, 사사 사)로 이루어진 글자로, 자신이 수확한 벼를 나누어 조세로 관청에 바침으로써 ‘공평함’을 이룬다는 뜻이다. 이 글자에서 ‘八’자는, ‘丿’(삐침 별)과 ‘乀’(파임 불)로 구분된다. ‘별’을 ‘타인’, ‘불’을 ‘자신’이라고 표현해본다면, 자신과 타인에게 동일하게 나눌 때 균형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지닌다. 나아가 ‘사람 인(人)’자와 ‘들 입(入)’자를 비교해 보자. ‘인’자는 별(丿)이 불(乀)보다 크고 ‘입’자는 그 반대이다. ‘입’자는 자신이 타인보다 크므로 자신을 위한 것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인’자는 자신보다 타인을 위해야 한다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진정한 인간은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창조력을 지니고 있으며,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가치관을 겸비한 윤리적인 사람이라면, 그 한 사람만의 힘으로도 기업을 최우량기업으로 바꾸는데 충분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이런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카네기의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두 달만 관심을 기울이면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관심을 기울이도록 기다리는 2년 동안 보다 더 많은 친구를 만들 수 있다.”라는 말처럼,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자신의 일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다.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곧 세계를 구하는 것이다”라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 1993)>에 나오는 말로 이 글을 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