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국민 모두의 문제 사회운동으로 막아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황태연 이사장

기사승인 2021-06-28 06: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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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 예방 전문가들로만 이룰 수 있는 목표 아냐
  • 국민들 심각성 알고 필요성에 공감해야 가능
  • 지역센터 정신건강복지 담당이 자살 예방사업까지 겸임
  • 재정‧인력 확대 필요
  • 응급실 자살 시도자 지역과 연계, 사후관리 중요
  • 의료수가 인상이나 기관 평가 때 인센티브 주고 적극참여 유도해야

“자살, 국민 모두의 문제 사회운동으로 막아야”
황태연 이사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회정신건강 전문가인 황 이사장은 초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수장으로서 앞으로 3년간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자살예방은 전문가들로만 이뤄질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국민 모두가 한국의 자살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지하고 필요성에 공감을 해줘야 가능한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살예방을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구체화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올해 중앙자살예방센터와 중앙심리부검센터를 통합해 출범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첫 수장인 황태연 이사장은 지난 22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점을 특히 강조했다.

황 이사장은 “민간의 활력을 자살예방사업에 더할 수 있을 때 그 시너지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근거기반의 자살예방정책 수립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기능도 점차 강화하고자 한다. 또한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자살예방정책이 수립되어 정착될 수 있도록 지역에 존재하는 광역, 기초센터의 사업수행에 있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재단이 지원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수행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황 이사장은 “자살예방을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구체화하기 위해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자살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함께 공감하기 위한 인식개선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 할 것이다”라며 “또한 각 지자체의 우수한 평가를 받는 자살예방사업을 알리고, 필요한 경우는 조언과 지원을 해주는 역할을 해 풀뿌리 단위에서부터 자살예방사업이 되도록 촘촘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지기반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재단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을 덧붙였다.   
 
황 이사장은 최근 지자체 주도 자살예방사업과 응급실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살, 국민 모두의 문제 사회운동으로 막아야”
황태연 이사장은 “새롭게 설립된 재단과 국가 자살예방사업을 관리해야하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며 “자살 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재단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황 이사장은 “자살예방정책에 있어 우수한 사례로 꼽히는 일본은 지역 중심의 특화된 자살예방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자체에서 주도하여 각 지역에 맞는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하는데 힘쓰고자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서도 인천광역시 등의 자살예방사업 등이 우수사례로 논의되기도 했었다. 중앙집중화된 형태의 자살예방사업뿐만 아니라, 이렇게 지역중심의 자살예방을 위한 노력은 향후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며 “재단에서도 지역에서 수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지원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만, 지역 중심의 자살예방사업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모든 건 사람이 예산을 가지고 수행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에도 대부분의 지역센터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이 자살예방사업을 겸임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에서 어떤 좋은 정책적 제언과 지원을 준다고 하더라도 인력 충원 없이는 지역에서 수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하나, 응급실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사업이 있다. 이는 실제 자살시도를 하여 응급실에 내원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역과 연계하여 관리를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와 효과가 매우 크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매년 대상 의료기관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만 그 취지에 동의를 한다하더라도 계속해서 대상 의료기관을 확대하는데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익을 창출해야하는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고려해야할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자살시도자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섣부르게 퇴원조치를 할 수 없어 입원기간이 길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병원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이점을 느끼지 못할 수 있기에 해당 사업에 함께하는데 장애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해당 사업으로 방문한 환자들에 대한 수가를 높여준다던지, 혹은 의료기관 평가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보완이 이뤄진다면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그 취지에 동의해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관심을 부탁했다. 
 
그러면서 황 이사장은 “새롭게 설립된 재단과 국가 자살예방사업을 관리해야하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자살문제는 복합적이기에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만 한다. 재단의 첫 수장으로서 그 동안 수행되어왔던 자살예방정책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 더 나아가서 재단이 새롭게 나아가야할 방향을 발굴하고 발전시키는데 초대 이사장으로서 일조하겠다. 이를 통해 자살 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재단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황태연 이사장은 정신건강, 특히 사회정신건강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다. 고려대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고 용인정신병원 의료원장을 거쳐 최근까지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정신건강사업부장으로 근무, 또한 사회적 병리현상 등을 분석하는 전문가 단체인 대한사회정신의학회에서 회장직을 수행했다. 이러한 사회정신건강 전문가인 황 이사장은 초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수장으로서 앞으로 3년간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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