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준의 한의학 이야기] 너도 삼이로구나! 황기(黃芪)

박용준 (묵림한의원 원장, 대전충남생명의숲 운영위원)

입력 2021-07-09 18: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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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준의 한의학 이야기] 너도 삼이로구나!  황기(黃芪)
박용준 원장
황기(黃芪)는 인삼과 더불어 중요한 여름철 보약의 하나이다. 특히 더운 여름의 열기에 손상된 정기로 인하여 생긴 만성쇠약 증상들 즉, 얼굴빛이 창백하며 광택이 없을 때, 변이 묽거나 설사가 날 때, 그리고 목소리에 힘이 없고 말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을 다스리는 데 효과가 좋다. 황기(黃芪)는 콩과에 속한 여러해 살이 풀이다. 뿌리를 가을에 채취하여 건조하여 약재로 사용한다. 

약재로 쓰는 황기 뿌리의 빛깔이 노란색이고, 약의 효능이 인삼에 버금간다 하여 황기(黃芪)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황기는 민간에서 '단너삼'이라고도 불린다. 인삼에 버금가는 황기의 효능 때문에 ‘너도 삼이로구나’하는 ‘너도 삼’ 그리고 그 맛이 달다 하여 ‘단맛의 너도 삼’, ‘단너삼’이라 불린다. 

황기(黃芪)는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맛은 달다. 소화기능을 담당하는 비위 기능을 좋게 하고, 전신의 기운을 좋게 하는 효능이 있다. 식욕이 부진하고 소화불량일 때와, 피로감이 심하고, 권태감을 느낄 때, 그리고 목소리에 힘이 없을 때 사용한다. 

이는 무더위에 지쳐서 아래로 쳐진 인체의 정기를 위로 끌어 올리는 황기의 약효 덕이다. 기가 아래로 함몰되어 소화를 담당하는 위장이 늘어진 형태가 되는 위하수 증상과 이로 인해 나타나기 쉬운 설사를 다스린다. 즉 황기는 전신 근육의 긴장을 높이고 지친 정기를 위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지닌 것이다.

 [박용준의 한의학 이야기] 너도 삼이로구나!  황기(黃芪)
황기(왼쪽)와 황기뿌리.

 [박용준의 한의학 이야기] 너도 삼이로구나!  황기(黃芪)
고삼(왼쪽)과 고삼뿌리.

황기(黃芪)는 또한 과도하게 나는 비정상적인 땀을 멈추게 하는 작용도 한다. 요즘 같이 기온이 높은 시기에 기력이 약해지면, 모공을 열고 닫는 자율신경의 기능이 떨어져서 땀이 그치지 않고 흘리게 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인체의 정기가 더운 열기로 손상되어, 피부의 방어기능이 약해져서 저절로 땀이 나는 증상, 즉 자한(自汗) 증상을 황기(黃芪)가 다스린다. 

황기(黃芪)는 피부에 생긴 상처 부위가 잘 낫지 않고, 고름이 잡힌 경우에도 좋은 치료 효과를 발휘하여 피부의 재생을 도와서, 새살을 잘 돋게 한다. 

이 밖에 배뇨를 원활하게 하여 부은 것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 기가 허하여 수분이 몸에 정체되어 배설되지 못하는 증상, 특히 얼굴과 손발이 푸석푸석하게 부은 경우에 효과가 좋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을 한의학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甘微溫감미한, 補脾益氣보비익기, 升擧陽氣승거양기, 利水消腫이수소종, 固表止汗고표지한, 托毒生肌탁독생기

같은 콩과의 약용식물로 고삼(苦蔘)이 있다. 고삼은 황기(黃芪)와 같은 콩과 식물로 그 형태 또한 황기와 많이 닮아서 이 둘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고삼은 황기와는 전혀 다른 성질과 약효를 지닌다. 

고삼은 황기(黃芪)와 달리 맛이 쓰고 성질이 차가우며, 황기처럼 기를 보하기보다는 인체에 해로운 과다한 습을 말리고 열을 끄는 작용을 한다. 또한 살충효과가 있으며, 성병인 임질을 다스린다.

그래서 단맛의 황기를 ‘단너삼’이라고 부르고, 황기(黃芪)와 유사하지만 맛이 쓰고 다른 약효를 지닌 고삼을 ‘쓴너삼’이라고 부른다. 특히 약용으로 쓰이는 뿌리 부분의 모양은 전혀 다르다. 황기(黃芪)는 일자로 쭉 펴진 황색인데 비해, 고삼의 뿌리는 ‘도둑놈의 지팡이’란 이름으로도 불리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그 모양이 다르며 색도 갈색에 가깝다. 

苦蔘苦寒고삼고한, 淸熱燥濕청열조습, 燥濕殺蟲조습살충, 利水通淋이수통림 

이렇게 더운 열기로 인해 지치기 쉬운 요즘, 황기를 여름철 보양 음식의 대표인 닭을 이용하여 황기 백숙을 만들어 먹으면 그 효과가 더욱 좋다. 왜냐 하면 황기는 오래 끓일수록 그 약효가 더 잘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코로나와 무더위로 지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맛있는 황기 백숙으로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달래보면 좋지 않을까?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