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를 울린 승부차기

김찬홍 / 기사승인 : 2021-07-12 14: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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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카요 사카(오른쪽)에게 조언하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왼쪽). 사진=EPA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때문에 고배를 마셨다.

잉글랜드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이탈리아와 결승전에서 연장전에서 1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2대 3으로 패배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사상 첫 유로 대회 우승, 그리고 55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잉글랜드는 이번 우승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홈에서 결승전이 열리면서 홈 어드벤티지 기회를 잡았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까지 나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에게 친서를 보내기도 했다.

경기 초반은 잉글랜드의 분위기였다. 전반 2분 만에 루크 쇼가 멋진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후반 22분 오른쪽 코너킥서 베라르디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달려들며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1대 1 동점. 

정규 시간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전에서도 추가골을 넣지 못하면서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게 됐다.

승부차기를 앞두고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측면 수비수 카일 워커와 중앙 미드필더 조던 헨더슨을 빼고 제이든 산초, 마커스 래시포드 등 공격진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는 독이 됐다.

3번째 키커였던 래시포드는 신중하게 공을 차려다 왼쪽 골대를 맞고 공이 흘러나갔고, 4번째 키커인 산초는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선방에 고개를 숙였다.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이탈리아 5번 키커 조르지뉴의 킥이 빗나가면서 잉글랜드에게 절호의 기회가 왔다. 성공시키면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되는 상황.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선택은 2001년생 부카요 사카였다. 잉글랜드의 우승은 19살 소년에게 모든 게 달려있었다.

하지만 어린 유망주는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중압감을 못 이겼는지 사카의 킥은 돈나룸마 골키퍼에게 막혔다. 결국 우승은 이탈리아에게 돌아갔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승부차기 악몽이 재연되는 순간이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선수 시절 유로 96대회에서 당시 독일과 준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의 6번째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그의 실축으로 잉글랜드는 5대 6으로 패배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25년 전 악몽을 깰 수 있는 상황에서 우승 트로피를 눈 앞에 두고 또 다시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경기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경기 마지막에 변화를 주려고 했다. 키커도 내가 직접 골랐다”라며 “오늘 밤 풍선이 터져버렸다. 국민들에게 역대 최고의 파티를 선물하고 싶었는데, 모든 국민들이 공허함을 느낄 것이다. 나도 잘 알고 있다. 모두에게 힘든 순간”이라고 말했다.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