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네… 명암 엇갈린 코리안 빅리거

기사승인 2021-07-12 18: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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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네… 명암 엇갈린 코리안 빅리거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 사진=AP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전반기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가 12일(한국시간)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이 마무리됐다. 오는 12일과 13일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 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 올스타전을 치른 뒤 16일부터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올 시즌 코리안 빅리거들의 활약상은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류현진, 김광현 등 메이저리그경력이 있는 선수들은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새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선수들은 아직까지 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부상·부진 있었지만… 후반기 기대되는 류현진·김광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2번째 시즌을 보낸 류현진(34)은 팀의 1선발 역할을 수행했다. 전반기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 5패 평균자책점(ERA) 3.56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기세가 좋았다. 5월까지 10경기에서 5승 2패 ERA 2.62를 기록했다. 팀원들의 지원 부족으로 몇 차례 승리를 날렸지만, 리그 상위권 투수임을 증명해냈다. 4월에는 엉덩이 부상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되기도 했지만, 곧바로 복귀했다.

하지만 6월부터는 다소 고전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이 떨어지면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지난달 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는 만루홈런을 맞는 등 5.2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지난달 10일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6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연패를 떠안기도 했다. 뉴욕 양키스전까지 3경기 동안 홈런 5개를 맞았다.

다행히 리그 하위권인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3번 상대해 모두 승리를 챙겼다. 특히 지난 8일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어느 정도 살아나면서 한숨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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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 사진=로이터 연합
지난해 빅리그에서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치른 김광현(33)은 이번엔 롤러코스터 같은 전반기를 보냈다. 출발부터 꼬였다. 지난 3월 스프링캠프 도중 허리 통증에 시달렸고 IL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부상 복귀전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맞대결에서 3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간신히 4월 29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5월은 최악에 가까웠다. 다섯 번의 등판에서 단 1승도 수확하질 못했다. 5월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을 시작으로 4연패에 빠졌다. 부진과 더불어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추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광현은 6월초 다시 한 번 부상을 입었다. 지난달 5일 신시내티전에서 타격 후 주루 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IL로 다시 내려갔다.

약 10일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6월에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지난달 16일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승리를 올리진 못했지만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후 7월 들어 그의 폼이 수직상승했다. 특히 지난 6일 리그 승률 1위였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특히 전반기 최고 투수로 평가 받고 있는 케빈 가우스먼보다 좋은 투구를 보인 점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지난 11일 시카고 컵스전에서도 6이닝 7탈삼진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7월 전까지 12경기 동안 1승 5패 ERA 3.98로 부진했던 김광현은 7월 3경기에서 3승 ERA 0.50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최근 상승세의 비결로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활용 증가가 손꼽힌다. 적절한 타이밍에 변화구로 상대의 타격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았다.

김광현은 “컨디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후반기에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몸 관리를 잘해서 시즌을 마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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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 사진=로이터 연합
◇ 부상이 아쉬웠던 최지만

올해로 메이저리그 6년차를 맞이한 최지만(30)은 시즌 전부터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 시즌 팀의 주전으로 도약한 최지만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무릎 통증을 호소하다가 결국 무릎 수술을 결정했다. 약 한 달 넘게 결장하다 5월 중순에 복귀했다.

복귀 초반 최지만은 엄청난 타격감을 자랑했다. 부상 복귀 후 15경기에서 46타수 14안타 타율 0.304 2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OPS(장타율+출루율)은 0.970에 달했다.

하지만 6월초에 다시 부상이 재발했다. 수술 받은 오른쪽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왼쪽 다리를 더 사용하다 사타구니 부상이 생겼다.

최지만은 10일 만에 복귀했지만 시즌 초 좋았던 타격감을 이어가진 못했다. 부상 복귀 후 타격감이 완전히 식으면서 111타수 28안타 타율 0.252 3홈런 19타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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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 사진=로이터 연합
◇ 혹독한 데뷔 시즌 보내는 김하성·양현종

KBO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김하성(26)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430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빠르게 실감했다. 시범 경기에서 29타수 3안타 타율 0.103으로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정규리그에선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중 대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일정치 않은 출전 시간 탓인지 김하성은 아직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6월 주전 선수들이 대거 복귀를 하면서 경쟁에서 밀린 모습이다. 최근 마지막 콜로라도 로키스와 3연전에서는 아예 출장조차 하질 못했다.

김하성은 정규리그 72경기에 출전해 183타수 38안타 타율 0.298 5홈런 23타점을 기록하며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그래도 수비 자원으로는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주포지션인 유격수를 비롯해 3루수, 2루수 등 내야 유틸리티 자원으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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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의 양현종. 사진=AP 연합
지난 2월 스플릿 계약(신분에 따라 연봉에 차등을 두는 계약)으로 미국에 입성한 양현종(33)은 개막 초반에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전전했다. 이후 4월 27일 콜업을 받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빅리그 초반은 강렬했다. 콜업 당일에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경기에서 4.1이닝 2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고, 5월 1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4.1이닝 4탈삼진 무실점을 거두며 성공적인 등판을 마쳤다. 2경기 모두 불펜 투수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호투를 이어가던 양현종은 텍사스 선발 로테이션을 대체하기 위해 3경기 만에 선발 투수로 올라섰다. 선발 첫 경기였던 5월 6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3.1이닝 동안 탈삼진 8개를 잡으며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양현종의 기세는 오래 가질 못했다. 이후 선발 3경기에서 3패 ERA 7.71로 부진했고, 선발 자리를 뺏겼다.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양현종은 지난 6월 중순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하루 만에 방출 대기 조처까지 받았다.

양현종은 현재 마이너리그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트리플A 4경기에서 16.1이닝 동안 10실점 ERA 5.51을 기록하고 있다. 피홈런도 6개나 된다. 이런 기세라면 9월 확장 로스터가 도입되기 전까진 메이저리그 콜업은 어려운 상황이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