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돌 맞은 ‘포켓몬 고’, 돌아보는 ‘포고 연대기’

기사승인 2021-07-13 06: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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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나이언틱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가 출시 5주년을 맞았다. '포켓몬스터'라는 월드베스트 흥행 IP(지식재산권)에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이 게임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모바일 앱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포켓몬 고는 출시 5년 만에 글로벌 누적 매출 50억 달러(한화 5조 7000억원)를 달성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매년 평균 10억 달러 안팎의 수익을 창출한 셈이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만 6억 4160만 달러(한화 7357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4%, 2017년 상반기 대비 130% 증가한 수치다.

현재까지도 포켓몬 고는 북미·유럽과 같은 서구권과 포켓몬스터의 본산인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포켓몬 고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양대 마켓에서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5주년을 맞이한 포켓몬 고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돌아봤다.

다섯 돌 맞은 ‘포켓몬 고’, 돌아보는 ‘포고 연대기’
사진='포켓몬 고'.

◇ 글로벌 흥행 IP '포켓몬'과 AR의 만남

2014년 만우절 구글은 포켓몬스터와 협업을 통해 '구글 맵 포켓몬 챌린지'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구글맵을 켜면 각각의 지역에서 포켓몬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인데,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이 만우절 프로젝트는 당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일회성 해프닝을 끝날 것 같았던 행사는 2015년 포켓몬 컴퍼니가 포켓몬 고의 공식 출시를 밝히면서 재조명을 받게 된다. 그리고 1년 뒤인 2016년 7월 포켓몬 고는 미국을 시작으로 전세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전세계에서 포켓몬 고 신드롬이 시작됐다.

포켓몬 고는 AR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시뮬레이션 인공환경 중 하나인 AR은 사용자가 지각하는 것에 컴퓨터가 만든 정보를 추가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또다른 인공환경인 가상현실(VR)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으로 사용자가 진입한다면, AR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라 설명할 수 있다.

전세계 미디어 믹스 총매출 1위(1020억 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글로벌 흥행 IP인 포켓몬스터와 AR의 조합은 말그대로 '치트키'에 가까웠다. 출시한 지 5년이 지났음에도 포켓몬스터는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다섯 돌 맞은 ‘포켓몬 고’, 돌아보는 ‘포고 연대기’
사진='오 박사'로 분한 이병선 전 속초시장. 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

◇ 구글 지도 반출 문제로 탄생한 '속초마을'

속초는 한국 포켓몬 고의 서비스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포켓몬 고는 구글 지도 기반의 GPS를 사용한다. 하지만 구글 지도 반출 문제로, 한국에는 포켓몬 고가 정식으로 서비스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플레이는 할 수 있지만, 포켓몬이 등장하지 않았다.

구글 측은 당시 “포켓몬 고처럼 다양한 분야의 신기술 보급을 위해 필요하다”며 지도 반출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결국 포켓몬 고는 이듬해 구글 지도 대신 '오픈스트리트맵(OSM)'이라는 오픈소스 기반 지도 데이터 무료 공유 서비스를 활용해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포켓몬 고를 즐길 수 없었음에도, 2016년 7월 경 게임 커뮤니티 인벤에 속초에서 포켓몬을 잡았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어 인근 지역인 고성·양양 등지에서도 포켓몬 고를 즐길 수 있다는 인증글이 지속적으로 게재됐다. 소식이 전해진 후 속초는 포켓몬 고의 성지로 떠올랐다. 이용자들은 포켓몬스터 1세대 '레드·그린'의 스타팅 포인트인 '태초마을'과 속초를 비교하며 '속초마을'이라는 명칭을 붙이기도 했다.

포켓몬 고의 열기는 뜨거웠다. 속초시도 관광객을 위해 무료 와이파이 존을 추가 설치하고, 지역 내 주요 관광지의 포켓스탑 위치 안내도를 제작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갔다. 당시 이병선 전 속초시장도 포켓몬스터 등장인물인 '오 박사' 코스프레를 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갔다.

현재 포켓몬 고는 국내 전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됐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여전히 속초를 포켓몬 고의 성지로 여기고 있다. 또한 2016년 이후 속초는 전 국민이 찾는 관광도시로 떠올랐다. '속초마을' 사례는 게임이 관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을 보여줬다.

다섯 돌 맞은 ‘포켓몬 고’, 돌아보는 ‘포고 연대기’
사진='포켓몬 고' 5주년 이벤트로 풍선을 달고 있는 피카츄를 만날수 있다. 강한결 기자.


◇ 서구·일본보다 규모 적어도 코어층은 탄탄

국내의 경우 포켓몬 고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매출 순위 10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각종 이벤트가 진행될 때는 순위가 10~20위권으로 급상승하는 사례는 제법 있다.출시 초반의 폭발력은 감소했지만, 게임을 진득히 플레이하는 코어 이용자 층은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다.

실제로 포켓몬 고 이용자 권 모(36세)씨는 "최근 이사를 했는데, 집 주변에 '포켓스탑(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제공하는 스팟)'이 있어서 다시 포켓몬 고를 열심히 하게 됐다"며 "알고 보니 현재 거주지역에는 오랫동안 포켓몬 고를 함께한 사람들이 모인 동호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모(26) 씨는 "2016년 여름 친구와 함께 속초로 가서 '꼬북이', '왕눈해'를 잡았던 것이 첫 번째 경험이었다"며 "중간중간 쉬는 시간도 있었지만, 새로운 이벤트가 시작되면 예전에 함께 했던 친구들과 다시 포켓몬 고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하드코어 유저층을 비롯해 이용자 대부분은 MMORPG(다둥접속역할수행게임) 선호도가 높다"며 "대신 포켓몬 고의 경우 탄탄한 충성 유저 층을 확보하고 있기에 5년 동안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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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 돌 맞은 포켓몬 고, 이용자 위한 통 큰 이벤트

포켓몬 고는 5주년을 기념해 6일부터 15일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우선 이용자는 풍선을 단 공중날기 피카츄와 하나지방에서 발견된 색이 다른 달막화를 만날 수 있다. 또한 필드리서치 리워드로 '이상해씨', '파이리', '꼬부기' 등 다양한 지방의 스타팅 포켓몬을 잡는 것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첫 번째 파트너 포켓몬을 만날 수 있는 신규 일일 보너스 필드리서치 과제가 제공되며, ‘컬렉션 챌린지’ 완수 시 보상으로 5 모양의 풍선을 단 공중날기 피카츄와 이상한사탕, 그리고 몬스터볼을 지급한다.

지난해 기념 이벤트에 참여하지 못한 트레이너를 위한 이벤트도 진행, ‘이제라도 배우는 리서치’를 완수하면 특정 포켓몬이 등장하며, 대량의 별의모래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상한 상자를 사용하면 색이 다른 멜탄이 등장하고, 모든 종류의 루어모듈이 1시간 지속되며 실시간 하늘 상태와 연동된 기능으로 맵에서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sh04kh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