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늘었지만 자산도 증가…지난해 국민순자산 1094조↑

한국은행·통계청,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 발표
부동산 증가추이 국민자산 증가 견인…‘빚투·영끌’은 우려

기사승인 2021-07-22 15: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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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늘었지만 자산도 증가…지난해 국민순자산 1094조↑
자료=한국은행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시중 통화 유동성이 급증한 가운데 부동산 가격과 주식 자산이 폭등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재산이 1094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해당 수치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 증가 규모다.

2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1경7722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93조9000억원(6.6%) 증가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1933조2000억원) 대비 9.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민대차대조표는 매년 말 시점을 기준으로 국민경제 전체 및 개별 경제주체가 보유하고 있는 토지·건설 등 비금융자산(실물자산)과 금융자산, 부채 규모·변동사항을 기록한 통계자료를 말한다. 

지난해 국민순자산 증가 추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 증가치다. 이전 ▲2016년(7.7배) ▲2017년(7.8배) ▲2018년(8.2배) ▲2019년(8.7배) 순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통화 유동성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식보다 부동산의 상승세가 순자산 증가를 견인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순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은 74.8%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4%p 증가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내 주택(주택 및 부속 토지 포함) 시세의 합계인 주택 명목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5344조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5056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5.68%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총자산(금융자산+비금융자산) 중 주택의 비중은 42.8%다.

빚 늘었지만 자산도 증가…지난해 국민순자산 1094조↑
자료=한국은행

또한 금융자산 및 부채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금융법인 이외 제도부문의 금융자산 증가폭은 12.6% 상승해 전년(6.6%)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 또한 2019년 6% 수준이던 금융부채 상승폭 역시 지난해 14.8%로 크게 뛰었다. 이는 같은 기간 비금융자산(7.4%)에 비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

일반정부의 순자산은 4638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43조원(5.5%) 늘었다. 금융법인의 순자산은 417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9조8000억원(13.5%) 증가했으나, 비금융법인은 2243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08조8000억원(12.1%) 감소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시국 속 국민들의 자산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문제는 가계의 자산 확대가 소득이나 유용 자금보다 과도하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 대비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과 부동산자산 배율은 각각 9.6배, 7.2배로 2019년(8.8배, 6.7배)에 비해 상승해 이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한 가정이 버는 연소득을 각각 10년, 7년 동안 모두 모아야만 축적할 수 있는 자산이란 뜻으로, 사실상 생산적인 소득으로 자산을 불린 것이 아닌 ‘빚투’, ‘영끌’ 등 대출 등의 자금조달을 통한 투자를 통해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진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팀장은 “지난해 해외 증권투자 확대 등으로 인한 대외금융자산 증가에도 국내 주가상승 등 영향으로 대외금융부채가 더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이 감소했다”며 “반면 토지자산을 중심으로 비생산자산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