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평에 갇힌 세입자들…“주거지원 강화해야”

안세진 / 기사승인 : 2021-07-24 0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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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최소 주거면적 4.2평
청년가구, 방쪼개기 등 불법건축물에 노출
국토부, 개선계획 밝혔지만 '감감무소식'

사진=안세진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1인 가구의 최소 주거면적은 11년째 4평에서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가구일 수록 최저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주거 범위를 더 넓혀서 최저주거에 해당하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토교통부의 2019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주거면적은 2010년 28.5㎡에서 2019년 32.9㎡로 증가했다. 하지만 법은 정작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소한의 국민 주거 수준을 정한 ‘최저주거기준’의 1인 가구의 최소 주거면적은 14㎡(4.2평)이다. 2인 이상 가구도 ▲2인 가구 26㎡ ▲3인 가구 36㎡ ▲4인 가구 43㎡ 등이다. 

최저주거기준은 2006년 도입돼 2011년 한차례 개정 후 11년째 같은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주거지원 방안 발표 당시 평균 주거면적 변화와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감소 추이, 1인 가구 증가 등을 고려해 2019년 연말까지 해당 기준을 개선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전히 내부검토 단계로 머물러 있다.

무엇보다 청년가구를 대상으로 한 주거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주거실태조사에 의하면 지난 2006년 16.6%였던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는 점차 감소하면서 2014년 이후에는 5%대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5.3%(103만가구) 수준이다. 하지만 청년가구는 전체의 9.0%가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환경에서 거주하는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사는 청년들일수록 그 비중(11.3%)이 더 높았다. 같은 곳에 거주하는 소득하위계층의 경우(10.1%)로 비수도권에 사는 하위계층(3.1%) 대비 3배 이상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는 비단 먼 이웃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학가 등을 잘 살펴보면 ‘방쪼개기’와 같은 불법건축물이 거주지 곳곳에 산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민달팽이유니온

실제 서울시의 ‘위반건축물·방쪼개기 현황’에 따르면 2016년 11%였던 방쪼개기 시정율은 해마다 줄어 2020년 8월 2.3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철거되지 않은 기존 건수와 신규 적발 건수를 합치면 ▲동작구 105건 ▲노원구 81건 ▲관악구 77건 ▲서대문구 74건 ▲송파구 70건 순으로 많았다. 시정율은 성북구가 15.73%로 가장 높았다. 이어 ▲광진구(13.64%) ▲강동구(5.41%) ▲마포구(5.26%)가 뒤를 이었다.

서울 관악구에 불법건축물에 거주 중인 취업준비생은 “집이 증축을 한 필로티 구조라 집 문을 열다 보면 경사가 져서 문이 안 열릴 때가 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직장인은 “지금 방이 2.5평”이라며 “인덕션 꺼내고 도마 꺼내고 뭐하면 주방이라 할 만한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에서는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심상정 의원(정의당)은 최근 최저주거기준 등을 규정하는 주거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 마련에는 주거권네트워크와 민달팽이유니온,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빈곤사회연대, 한국도시연구소 등 25개 시민주거운동 단체가 함께 했으며 심 의원을 비롯한 정의당과 민주당, 열린민주당 의원 등 10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개정안을 보면 현재 14㎡인 1인당 최저주거 면적기준을 25㎡로 대폭 상향했다. 채광·환기·방음·악취 등의 기준도 새로 마련했다. 무엇보다 현재 최저주거기준 조사에서 제외돼 있는 고시원, 쪽방, 컨테이너, 비닐하우스 등 ‘비주택’도 조사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2015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비주택 거주가구는 39만가구에 달한다. 이 같은 비주택이 주거조사에 포함될 경우 최저면적기준 등에서 규제를 받고 주거비 지원 등이 가능해진다.

민달팽이유니온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최저주거기준 적용 대상을 사람이 거주하는 모든 거처로 명확히 함으로써 비적정 주거 전반을 포괄했다”며 “발의된 개정안을 시작으로 최거주거기준이 정책 지표를 넘어서 기준에 미달하는 기존 주거시설의 개선에도 실효적이고 단계적으로 강행 규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