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Pick] ‘악수 거부 논란’ 이동경, 비매너 vs 방역수칙 준수 갑론을박

기사승인 2021-07-23 1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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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Pick] ‘악수 거부 논란’ 이동경, 비매너 vs 방역수칙 준수 갑론을박
크리스 우드의 악수 제안을 거부하는 이동경(왼쪽). 사진=MBC 중계화면 캡쳐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상대 선수의 악수 요청을 피한 이동경(울산 현대)의 행동에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2일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축구 B조 뉴질랜드와 1차전에서 0대 1로 패배했다.

이날 대표팀은 12개 슈팅을 때리고도 유효 슈팅이 2개 밖에 되지 않는 등 조직력이 온전치 않은 모습이었다. 후반 24분에는 크리스 우드에게 실점한 이후 포스트 공략에 집중했지만, 완벽하지 않았다.

조 최약체로 분류되던 뉴질랜드를 제물로 삼아 루마니아와 온두라스 등 남은 조별리그를 여유 있게 준비하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역대 최고 성적을 노렸던 대표팀의 8강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이날 가장 큰 이슈는 패배가 아니었다. 이동경의 악수 거부 논란이 큰 화제가 됐다. 경기 패배 이후 TV 중계화면을 통해 결승골을 넣은 뉴질랜드 공격수 크리스 우드(번리)가 한국 선수들과 악수를 하는 장면이 나왔고, 이 가운데 이동경이 왼손으로 우드의 손을 쳐내며 악수를 거부하는 모습이 나왔다. 악수를 거부당한 우드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물러났다.

그러자 이동경의 행동이 상대 선수의 호의를 무시한 예의 없는 모습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당시 경기를 중계하고 있던 해설위원들도 아쉬운 반응을 내비쳤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매너가 좀 아쉽다”고 지적흐염, 국가대표 출신 김형일은 “분한 감정은 같은 선수 출신으로서 이해하지만, 눈앞에서 악수를 거절한 것은 아쉬웠던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이동경의 SNS 계정에 찾아가 댓글을 달기도 했다.

외신들도 이동경의 행동을 두고 질타했다. 뉴질랜드 매체 뉴스 허브는 “한국의 축구 선수 이동경은 우드의 악수 제안을 무시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악수를 할 수 없더라도, 그의 표정과 태도는 무례하며 존중이 결여됐다. 급기야 자국 한국 팬들도 이동경을 질책했다”라고 이동경의 비신사적 태도를 지적했다.

일본의 축구 전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는 “이동경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오래 뛴 베테랑 선수의 악수를 눈도 마주치지 않고 거절했다. 결과와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하는 올림픽 정신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거들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대한축구협회는 이동경의 행동이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축구협회 이재철 홍보 수석매니저는 “경기 전후에 상대 선수와 불필요한 접촉을 삼가라고 철저히 교육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상대 선수들과 터치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뒀다”고 전했다.

또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선수 간 하이파이브와 악수, 포옹 등을 금지하고 있는 만큼 이동경 선수의 악수 거부에 대해 “거리두기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