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레이스 시작했는데 ‘빨간불’ 만난 국민의힘

장제원 “이준석 리스크 현실화 되는 것 같아”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선뜻 입당하기 어려워

기사승인 2021-07-24 06: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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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레이스 시작했는데 ‘빨간불’ 만난 국민의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국민의힘 ‘대선버스’가 벌써부터 빨간불을 만났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당 밖 주자들 지지율은 떨어지고, 당내 주자들은 주목받지 못하는 탓이다. 결국 이준석 리스크 때문에 야권 빅텐트 실현 가능성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지난 12일~16일 주간 집계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영·호남에서 두루 하락했다. 지난주 대비 대구·경북에서 8.2%p, 부산·울산·경남에서 4.6%p 내렸다. 여권 텃밭인 광주·전라에서도 5.9%p가 빠졌다.

집토끼 단속은 물론 산토끼 공략도 실패했다. 중도층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2p 내려앉았다. 보수층에서도 0.7%p 떨어졌다. 이대녀(20대 여성) 표심도 빼앗겼다. 민주당 지지율은 여성(4.9%p), 20대(7.2%p) 층에서 상승했다.

당내 주자도 지지부진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성인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율은 5.6%에 그쳤다. 홍준표 의원은 4.5%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은 1%였다. 당내 모든 대권주자들이 5% 이하의 지지율에 갇혔다. ‘도토리 키재기’에 불과한 셈이다.

이런 결과는 ‘이준석 리스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범야권 주축인 국민의힘 대표가 마땅한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더십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도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취임 한 달 만에 역풍을 맞았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대선 레이스 시작했는데 ‘빨간불’ 만난 국민의힘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가 후보 시절 강조한 ‘자강론’도 실현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취임하며 “(당내 주자들의) 영역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해법은 없었다. 현실적 대안이 보이지 않자 이 대표는 당내 후보들에게 각자도생을 바라는 형국이다. 대선주자 경선관리에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윤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외부주자들도 포섭하지 못했다. 공들여서 영입한 최 전 원장도 ‘반사체’라는 평을 깨지 못하고 있다. 대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 행보가 아마추어에 가깝다는 비판 탓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 전 원장이) 정치를 현시점에서 왜 참여했는지 분명하게 얘기한 게 없다”며 “막연한 소리만 해서는 일반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을 향한 반발이 나왔다. 변화를 기대했던 만큼 실망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서 “점점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 되는 것 같아 무척 우려스럽다”며 “이 대표는 더 이상 야권 주자의 가치를 떨어뜨려 자신의 가치만 높이려는 자기 정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직격했다.

결국 제1야당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 외연 확장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등 외부주자 영입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전문가는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전략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이 대표가 미숙한 부분이 있을 거라는 점은 중진급 정치인들도 예상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비전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한국사회여론연구소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joy@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