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실종된 ‘피카츄’·‘마리오’를 찾습니다

기사승인 2021-07-24 06: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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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실종된 ‘피카츄’·‘마리오’를 찾습니다
사진=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연합뉴스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도쿄 올림픽에 ‘슈퍼 마리오’, ‘피카츄’가 없다는 게 아쉽네요.”

2020 도쿄 개회식에서는 피카츄와 슈퍼 마리오를 찾아볼 수 없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20 도쿄 올림픽이 23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에서 개막했다. 개막 직전 연출 감독 코바야시 켄타로와 음악 감독 오야마다 케이코 등 핵심 인물이 각종 논란으로 낙마하는 불상사도 있었지만, 개회식은 큰 문제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기승으로 인해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관객의 함성 대신 경기장에는 고요함이 가득했다. 전지구적 재앙이 된 코로나19로 고통받은 이들을 추모하는 시간도 있었다. 이전의 올림픽 개막식과 달리 행사는 숙연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개막 행사 이후 선수단 입장이 시작됐다. 주목을 끈 것은 선수단 입장 시 흘러나온 음악이었다. 이번 도쿄올림픽 선수단 입장곡 플레이 리스트는 일본 유명게임의 BGM을 사용했다. 해당곡은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통해 울려퍼졌다. 

도쿄올림픽, 실종된 ‘피카츄’·‘마리오’를 찾습니다
사진=슈퍼마리오로 분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연합뉴스

5년 전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막식 행사 막바지, 도쿄 올림픽 홍보 영상이 송출됐다. 영상에는 축구만화 '캡틴 츠바사', '도라에몽', '헬로 키티' 등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출동했는데, 슈퍼 마리오로 분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파이프에서 깜짝 등장하면서 방점을 찍었다.

이번 도쿄 올림픽 개회식에 대한 기대가 컸던 이유다. 하지만 행사가 끝날 때까지 이들은 등장하지 않았다. 피카츄와 마리오, 도라에몽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은 엄청난 실망감을 드러냈다. 

올림픽 개회식은 개최국의 문화를 널리 알리는 자리다. 이에 따라 자국의 전통 문화, 인기 연예인, 유명 IP(지식재산권) 등 모든 것을 총동원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은 역대 최고의 개회식 무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리포터의 작가 J.K. 롤링이 '피터팬'을 낭독하면서 행사가 시작됐다. 이후 '101달마시안', '치티치티뱅뱅', '메리 포핀스'의 캐릭터가 무대에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이후 아리아나 그란데, 콜드 플레이, 엘튼 존, U2 등 영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이 대거 등장했고 마지막에는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가 '헤이 주드'를 열창하며 방점을 찍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개회식은 K-팝과 한국의 전통문화를 전면에 앞세웠다. 선수 입장곡 리스트에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의 공식주제곡인 '손에 손잡고'를 시작으로 아리랑, 조용필의 '단발머리', 싸이의 '강남스타일', 트와이스의 '라이클리',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 등의 곡이 조화를 이뤘다. 여기에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상상의 동물인 '인면조'는 강렬한 인상으로 개회식 최고의 신스틸러가 됐다.  

이번 도쿄 올림픽 개회식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월드베스트 흥행 IP를 다수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적어도 홍보 영상에 등장했던 IP는 나와야 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등 여러가지 악재로 축제 분위기를 낼 수 없었지만, 일본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의견도 많았다.

이제 시선은 도쿄올림픽 폐회식으로 향했다. 개회식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자국의 IP를 활용해 문화강국 일본이 재패니메이션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h04kh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