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존’ 어려울까…“무기 없는데 위드(with) 되겠나”

유수인 / 기사승인 : 2021-07-31 05: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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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폐 하얗게 변하고 후유증…겨울까진 방역 못 풀어”

절기상 가장 더운 대서이자 서울 낮 최고 기온 36도까지 오른 22일 서울 서울역 앞 중구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1.07.22. 최은성 인턴기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신체에 미치는 코로나19 위험성을 무시한 채 방역을 완화할 경우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영국,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는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의무를 해제하는 등 방역 규제를 완화하며 ‘위드 코로나’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늘고 있지만, 백신 접종 이전 대비 치명률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기존의 ‘확진자 수’ 중심이 아닌 ‘치명률’을 기준으로 방역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이유는 백신접종률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에 따르면, 30일 0시 기준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은 36.5%다. 2차 접종률은 13.8% 수준에 그친다. 반면, 지난해 12월 초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인구의 56%(아워월드인데이터)가 접종을 완료했으며, 1차 이상 맞은 비율은 70% 이상이다. 싱가포르 역시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은 약 50%정도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는 시기상조다. 바이러스는 우리의 적인데 같이 가려면 적을 대적할만한 무기가 있어야 한다”면서 “언제든지 맞을 수 있는 백신, 먹는 약, 효과적인 주사제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 백신이 없어서 못 맞고 있는 실정이고 전세계적으로도 부족한 상황이다. 항체치료제도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는 무기가 하나도 없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놀랄 정도로 빠르게 퍼지는데 위드(with)가 되겠느냐. 바이러스와 공존하려면 적어도 영국만큼 백신접종률이 60~70%정도 돼야 한다”면서 “방역 완화는 (영국 같은) 그런 나라들의 통계를 분석해 보고 나서 혹은 문화적 특성 때문에 강화된 거리두기를 더 이상 못할 때 고려하는 거다. 우리도 언젠간 위드 코로나로 가겠지만 금년 겨울까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수도권에 시행하고 있는 거리두기 4단계 조치는 (4차 유행을 막는데) 효과가 없을 것이다. 누가 봐도 마지막 단계는 아니”라며 “그런데 정부가 이 정도 선에서 관리하려고 하니 오히려 지금이 위드 코로나라고 할 수 있겠다. 이대로 가면 확진자 수는 절대 안 낮아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도 “(위드 코로나로 가려면) 전제조건이 있다. 우선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이 완료돼야 하고, 전체 접종률도 높아야 한다. 의료체계는 고위험군 관리로 전환돼야 하고 거리두기 단계를 내릴 땐 천천히 내려야 한다”면서도 “전제조건에 백신 접종 부분이 커서 당장은 (위드코로나로 가는 것이)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와 독감의 치명도가 다르기 때문에 방역을 놓는 순간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위드 코로나라고 하면, 지금도 위드(with)이다. 다만 그런 용어를 쓰는 사람들은 방역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백신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바이러스와 같이 살겠다고 방역을 놓고, 전수조사를 통해 확진자를 찾아내지 않고 누가 얼마나 감염되는지 알 수 없게 만든다면 수많은 피해자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사망률이 0.24%정도라서 독감과 비슷하다고 하는 시각이 있는데 코로나는 독감과 차원이 다른 병이다. 우리나라에서 사망률이 낮은 이유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예방접종이 이뤄졌고 치료도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연적으로 보면 3~5%정도 될 거다. 인도 같은 경우 5%정도고, 델타 변이는 더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호흡기 달고 폐가 하얗게 변한 환자를 본 의사라면 코로나와 공존해야 한다고 절대 말 못한다.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엄청 나지만 (코로나가 확산됐을 때 발생할) 피해의 근처도 안 간 것”이라며 “4~50대 중증 환자들이 많아질 거고, 호흡곤란 등의 후유증 문제도 있을 거다. 죽고 살고에 대해서만 얘기하는데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백신 주권을 확보하고 먹는 치료제가 생기고 그러면 예전 생활에 가깝게 지낼 수 있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또한 “‘위드 코로나’가 코로나19를 무시해도 되는 병이 됐기 때문에 코로나 이전 상황처럼 지내도 되는 것으로 곡해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언젠가는 비상체계를 통한 대응에서 일상적인 대응체계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로 늘어난 질병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의료체계 등이 준비돼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앞으로 수년 동안 마스크 착용, 기본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지속돼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