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당한 ‘쥴리 벽화’ 서점 주인...형사처벌은 어려울 듯

정진용 / 기사승인 : 2021-08-02 12: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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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대권 주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2021.07.29.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일명 ‘쥴리 벽화’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문제가 된 벽화의 일부 문구는 지워졌지만 서점 주인은 고발을 당하고 한 네티즌이 자신도 쥴리 벽화를 새로 그리겠다고 예고했다.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 대표는 1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을 찾아 벽화를 설치한 중고서점의 대표 여모씨 등을 윤 전 총장 및 김씨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활빈단은 “여씨 등은 서울 종로구 한복판 담벼락에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배우자인 김씨를 빗댄 듯 보이는 한 여성의 얼굴 그림을 그리고 옆에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과 ‘쥴리의 남자들’ 등 문구가 쓰인 여성 혐오성 벽화를 게시했다”며 “이는 유력 대선 예비후보인 윤 전 총장에 대한 정치적 폭력 및 부인에 대한 인격살인 수준의 명백한 인권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트위터에서는 한 누리꾼이 자신도 쥴리 벽화를 그리겠다고 예고했다. ‘친일파청산’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 누리꾼은 “(충청북도) 청주 쥴리의 남자 벽화를 그리겠다”며 “아이고 큰일 났네 윤 서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확히 어느 지역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중고서점 건물 관계자는 문구 일부를 지웠지만 이후에도 유튜버들과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이 계속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인근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벽화 위에 낙서하는 등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종로구 관철동 한 중고서점 건물 옆면에는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꿈!’ 등 김씨를 비방하는 문구가 적힌 벽화 2개가 게시됐다. 쥴리의 남자들 벽화에는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 문구가 들어갔다. 두 번째 벽화에는 금발 여성이 그려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후 지지자들에게 응원을 받으며 기념관을 나서고 있다. 2021.06.29. 박효상 기자

쥴리는 ‘윤석열 X파일’ 등에서 김씨가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할 당시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예명이다. 벽화에 나열된 이름들은 X파일에서 ‘김씨 연관 남성’으로 등장한다.

법조계에서는 쥴리 벽화가 명예훼손 성립 요건을 충족한다고 봤다. 벽화를 바깥에 설치해 공연성이 인정되고 그림 속 주인공 이름이 적혀있지 않아도 벽화를 본 누구나 김씨를 연상하기 때문에 특정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우희창 법무법인 법과사람들 대표 변호사는 “어떤 여성이 자신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남자를 갈아타면서 만나왔다, 영부인을 꿈꾸고 있다는 게 벽화 취지다. 인물의 사회 평가 저하 소지가 충분한 내용”이라며 “최근 몇 달간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벽화 속 여성이 김씨라는 것도 특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은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서점 주인 등에 대해 실질적인 형사처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YTN라디오에 나와 “쥴리 벽화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안 하겠다고 캠프 내에서 의견이 모아진 것 같다”고 했다.

명예훼손죄는 ‘반의사 불벌죄’다. 피해자가 범죄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한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법률사무소 플라츠 이용화 변호사는 “제 3자의 고발장 접수로 경찰 수사까지 할 수는 있지만 (소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