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정식품’ 발언에 정치권 술렁… 野도 ‘절레절레’

김은빈 / 기사승인 : 2021-08-02 17: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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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 아래라도”
與 맹공… “1일 1망언 제조기” “눈을 의심”
국민의힘 내부서도 “평소 철학이 무엇인지 의문”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캠프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의 발언에 정치권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주12시간 근로’, ‘대구 민란’ 등 잇단 실언으로 곤혹을 치렀던 윤 후보가 ‘부정식품’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윤 후보의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달 18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 아래라도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언급했다. 이어 “햄버거 50전짜리도 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50전짜리를 팔면서 위생이나 이런 퀄리티는 5불로 맞춰 놓으면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검사시절 부정식품 단속에 불만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을 먹어도 되나’라며 윤 후보의 대통령 후보 자질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조차도 불량식품을 사회악으로 단속했는데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윤 후보라서 불량식품에 대해 생각이 다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 자리에서 “미래비전은 없고 국민 앞에 오만한 불량 대선후보”라며 “영화 설국열차에서 꼬리칸에 배급된 단백질 양갱이 용인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인가”라고 맹비난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1일 1망언 제조기라는 별명에 걸맞다”고 비꼬았다.

대선주자들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안이 벙벙하다. 윤 후보의 발언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없는 사람들은 ‘주 120시간 노동’하면서 ‘부정식품이나 그 아래 것을 먹는’ 그런 나라를 만들려는 것이냐”라고 쏘아붙였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불량 후보다운 불량 인식에 경악한다. 가난하면 대충 먹어도 된다는 발상”이라며 “가난한 국민이 불량식품을 먹고 살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 국가의 의무다. 대통령이 되겠다면 국민을 차별하는 불량한 시각부터 고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부정식품’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난한 자에게 부정식품 먹을 권리를 달라는 말인가. 현행법상 부정식품의 제조, 유통 등은 엄격한 사법처벌 대상으로 사형, 무기 혹은 징역 3년 내지 5년 이상의 형을 받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심지어 국민의힘도 이를 외면하는 모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개별주자 발언에 대해 제가 평가하기 시작하면 경선 개입이 될 수 있다. 부정식품 발언을 자세히 살펴보진 않았다. 후보가 잘 해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부정식품을 조사했던 검찰총장이었는데 부정식품을 엄벌하는 것이 국가의 원칙, 법의 원칙이고, 국민을 보호하는 법안 아닌가”라며 “부정식품을 먹어도 괜찮다고 할 국가 지도자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상대 대권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은 윤 후보와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의 평소 철학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 헌법 34조와 위배되는 위험한 생각”이라며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사먹을 수 있도록 부정식품 규제를 안 해야 한다는 건가. 이런 식의 사고라면 건강, 안전, 생명, 환경에 관한 규제들은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러한 비판에도 윤 후보는 주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 뒤 “어이없는 얘기”라며 “미국에서도 행정적으로 단속하는 부정식품을 정하는 기준을 과도하게 정해놓으면 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저소득층에서는 훨씬 싸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 건강과 직결되지 않는다면 부정식품 단속이 형사 처벌까지 나가는 것은 검찰권의 과도한 남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평소에 가졌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