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후불결제 진출에 소비자는 ‘글쎄’

기사승인 2021-08-05 06: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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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후불결제 진출에 소비자는 ‘글쎄’
네이버페이(왼쪽) 카카오페이 로고 사진.=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쿠키뉴스] 손희정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 하반기 후불결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유용한 서비스인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위원회 혁신서비스로 지정된 ‘후불결제 서비스’를 지난 4월 시범 도입했다. 후불결제 대상자를 확대하는 등 본격적인 후불결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후불결제 서비스는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때 선불 충전잔액이 부족하면 일정 금액까지 외상으로 결제하고 추후에 갚도록 하는 서비스다. 현재 만 19세 이상, 네이버페이 가입 기간이 1년 이상인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소비자의 쇼핑, 페이 사용이력을 활용해 신용을 평가한 후 한도를 결정한다. 사용이력에 따라 최대 30만원까지 한도를 높일 수 있다. 분할납부는 안되며 미납 시 연체수수료는 연체 원금의 연 12% 수준이다.

예컨대 소비자가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40만원짜리 제품을 구매했을 때 충전 잔액이 20만원이라면 모자란 20만원은 다음 달에 내면 된다. 

그러나 네이버페이를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유용한 서비스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인 김신영(25‧여‧가명‧충북 제천시)씨는 “옷부터 식품까지 네이버페이를 자주 이용하지만 후불결제 필요성을 느낀 적은 없다. 후불결제가 필요할 경우 신용카드로  무이자 할부를 이용하고, 실적도 챙긴다”고 말했다. 분할납부가 안되고 포인트 등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후불결제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학생 정윤지(22‧여‧가명‧서울 성북구)씨는 “한번 쓰다보면 계속 후불결제로 과소비 할까 사용하지 않는다. 까먹고 갚지 못할 경우 연체료를 내야해 돈이 생길 때 까지 참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정식 서비스 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앞으로 소비자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라면서 “대금 결제일이 도래하면 앱 알림으로 공지하는 등 연체를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도 ‘후불결제 교통카드 서비스’를 올 4분기에 출범시킬 예정이다. 버스·지하철 등 탑승 시 선불충전금이 부족하면 최대 월 15만원 한도 내에서 후불결제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도는 대안신용평가에 따라 정해진다. 카카오페이 교통카드는 만 14세 이상부터 사용할 수 있지만 후불결제의 경우 만 19세 이상에게만 적용된다.

김 씨는 “카카오페이 교통카드는 신용카드나 타 교통카드처럼 할인, 적립 혜택을 제공하지 않아 후불교통카드가 나와도 쓸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교통카드는 모바일로 교통비 뿐만아니라 주차요금, 고속도로 통행료 등을 한번에 결제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높힌 상품”이라면서 “기존 교통카드 사용 소비자들의 불편을 없애고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후불형교통카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홍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MZ세대를 공략한 후불결제 서비스의 부상’ 보고서에서 “국내 후불결제 서비스에는 해외 후불결제 서비스의 핵심인 분할 납부 기능이 없고 금액이 소액(30만원)이라 아직은 해외와 같은 인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금융위원회의 세부 규제 내용에 따라 국내 후불결제 시장 판도가 변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onhj122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