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청년기자단] 자영업자에게 태풍처럼 불어온 코로나 

이영수 / 기사승인 : 2021-09-26 07: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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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이유민 쿠키청년기자 = “자영업은 조금씩 망해가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비바람과 함께 태풍처럼 불어온 거죠 ” -성균관대 앞, ㄱ카페를 운영하는 박수연씨(가명, 40)-

2021년 9월, 코로나가 대학가와 함께한 지도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간다. 코로나 이후 네 번째 맞는 개강이다. 개강한 지 어느덧 2주가 흘렀다. 2학기란 1학기보단 많은 사람이 친근해진 또 다른 새 학기다. 학생들이 바글바글 해야 할 것 같은 대학가는 휑한 바람만 불어온다. 대학가의 평일은 한산했다. 사람은 몇몇 보였지만, 흔히 보이던 '과잠'이나 '학잠'은 더 많이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가 1년 반 동안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폐업", "임대", 그리고 “더 만들 수 없는 추억”이라는 흉터가 남았을 뿐이다. 

서울 대학가 개. 폐업지도

이미지=이유민 쿠키청년기자

2020년부터 2021년 8월 31일까지 전국의 음식점, 카페, 술집 등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은 12만 4767곳이 폐업했다. 그중 서울시는 2만 8543곳의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이 폐업했다.

이런 모습은 고스란히 서울 대학가 개·폐업지도에서도 나타났다. 2020년부터 2021년 8월까지 일반음식점(한식, 중식, 일식 등 음식류를 조리 및 판매하며, 식사와 함께 음주 행위가 허용되는 업소)과 휴게음식점(주로 다류, 아이스크림류 등을 조리하여 판매하거나 패스트푸드점 또는 공항 등에서 음식류를 조리하여 판매하며, 음주 행위가 허용되지 않는 업소 정보)의 개·폐업지도를 시각화했다. 많은 대학가 상권들에서 파란색과 검은색 부분으로 폐업지역이 눈에 띄게 보인다.

2021년 9월 개강을 한 지 2주 뒤에 기자는 서울 대학가 지역 중 홍대/연대/이대, 성대, 경희대/외대 상권을 중심으로 학생과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분석 설명: 개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자영업의 특성상, 폐업데이터 하나만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개업과 폐업을 히트맵으로 나타냈다. VW-LAB의 분석방법을 참고해 시각화를 진행했다. 지방 인허가데이터에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을 기준으로 개업, 폐업한 음식점 데이터를 활용했다. 먼저 각각의 개업 음식점에 가중치 +1, 폐업 음식점에 가중치 -1을 부여했다. 히트맵을 그려본 결과, 파란색과 검은색(파란색보다 더 높은 수치)으로 표현된 지역은 개업보다 폐업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 지역, 주황색과 빨간색(주황색보다 더 높은 수치)으로 표현된 지점은 주변 상권이 폐업보다 상대적으로 개업이 많이 발생한 지역이다. 

대학가 자영업자에게도, 태풍처럼 불어온 코로나
대학가 상권인데 대학의 학생들이 사라진 상황

자영업자에게 코로나는 태풍처럼 불어왔다. 그 태풍은 1년 9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외대 앞 술집을 운영하는 이정옥씨(55)는 “학교 앞은 6개월 장사다. 방학 때는 잘 안되고 학기 땐 학생들이 많고. 그래서 개강 직후인 지금은 사람이 많을 땐데 사람 자체가 없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학기 중에 장사를 해야 할 때, 비대면 상황에 거리 두기까지 악재가 겹치고 있다.

사진=이유민 쿠키청년기자

학생들이 없는 대학로 술집에는 언제 붙었는지 모르는 ‘신발 바뀜 주의하세요’ 표지가 아직 남아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투명 가림막까지 설치했지만, 거리 두기 4단계 상황이 겹쳐 개강 직후 단체모임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20년 동안 성대 앞에서 막걸릿집을 운영하는 김경임씨(50)는 “코로나 이전엔 학생들이 그룹 활동. 신입생환영회. 졸업파티 같은 단체모임이 많았다. 단체석을 사용하지 못하니까 전체적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단합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대학문화도 점점 사라졌다. 학생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는 대학가 상권도 점점 힘들어지는 중이다. 외대 앞에서 22년 동안 가게를 운영한 조영배씨(55)는 “20, 21학번 친구들은 많이 못 봤다. 대학생이라는 게 꼭 공부만 하는 건 아니고 학교생활도 하면서 선후배끼리 뭉치고 동아리도 한다. 단합할 수 있는 곳이 음식점들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렇게 사회도, 상권도 유기적으로 돌아가는데, 실질적으로 걱정되는 건 지금은 그런 게 없어서 걱정이다.”라고 말을 전했다. 

함께 일하던 사람들도 이젠 없어

이야기를 나눴던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존재하는 가게를 찾기가 힘들었다. 원래는 아르바이트생, 직원과 함께 하더라도 이제는 같이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한다. 조 씨는 “짧게 할 줄 알았더니 벌써 2년째다. 어머니하고 저하고 일하는 이모까지 원래 5명 있었는데, 지금 2명은 그만두고 1명은 교대로 일주일 나올걸 3일 동안 나오고 그러는 중이다. 이모들은 오랫동안 해서 상황을 알고 있으니까 같이 고통 분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제일 힘든 건 인건비랑 월세여서 직원도 알바도 계속 줄이고 있어 미안하다는 심정을 전했다. 

오래된, 규모가 있는 가게는 직원의 수를 줄였고, 작은 가게들은 공휴일 없이 사장님들만 계속 가게를 지켰다. 성균관대 앞 ㄱ카페를 6년 동안 운영하는 박수연(가명, 40) 씨는 매출이 나오지 않는 데 가게 문을 닫을 수 없으니 2년째 가게를 매일매일 지키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작은 음식점들은 상황이 비슷했다. 빚은 산더미처럼 늘어가는데 인건비가 감당이 안 되니 ‘함께’ 일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견딜 수 없어 폐업… 하지만 폐업하기도 힘든 현실

개·폐업 지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학가 상권에서 음식점들은 힘듦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곳이 많았다. 인터뷰 한 사장님 중 한 분은 가게가 근처 대학가에 한 군데 더 있었는데, 지원금은 한 군데 밖에 나오지 않고, 두 가게 모두 적자가 나니까 한군데는 2021년 4월쯤 폐업하셨다고 전했다. 월세를 계속 냈지만 그게 모두 빚이 된 상태에서 영업을 이어가기는 힘들었다. 



그런 주변의 음식점들에서 견디고 있는 사장님들은 주변 상권에 오래된 분들이 많았는데 문을 많이 닫아서 복잡하고 헛헛한 심정을 전했다.

성균관대 앞 ㄱ카페를 6년 동안 운영하는 박 씨(40)는 지금 대학가 주변 가게들이 잘돼서 유지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폐업하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거든요. 사실 임대 붙은 데 들은 엄청 손해를 보고 넘기는 거다. 월세가 감당이 안 되니까 손해를 보면서까지 폐업한 사장님들이 그렇게나 많은 거다”라며 폐업하기도 사실은 힘든 일이라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전세계약이나 월세 계약을 하는 방처럼, 다음 주인이랑 맞물려서 계속 돌아가는 것이 자영업의 생태다. 다음 가게가 힘들면 폐업도 어렵다. 가게들은 했던 설비들을 서로 인수하면서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 시국에 개업하려고 하는 가게들이 줄어든 상황에서, 폐업을 결심하기도 힘들어진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폐업비용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마이너스를 보더라도 자신이 오랫동안 운영했던 가게를 지키고 싶어 하는 것이 사장님들의 마음이었다.

정책의 실효성 느끼기 힘들어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모든 사장님이 한 입 모아 얘기했다. 거리두기 4단계 정책으로 음식점들은 안 그래도 힘들었던 영업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정책도 자영업자에겐 사형선고나 마찬가진데, 이에 적절한 손실보상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소상공인에게 2020년 9월 ‘새희망자금’, 올해 1월 ‘버팀목자금’, 3월 ‘버팀목자금 플러스’ 8월 희망회복자금 등 지원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1인 자영업자 당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이 현실적으로 턱없이 부족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지원금이 줄어들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300만 원을 받았다가 그 이후엔 250만 원이 나온다는 걸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기대치보다 더 나오지 않으니까 당연히 반발이 있다고 한 사장님은 전했다.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적자 폭은 점점 늘어가는데 지원금은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정부지원금은 액수가 턱없이 적었고 일회성이라는 문제도 있었다. 지원금의 액수를 밝힌 세 사장님들 모두 200만 원에서 300만 원 사이의 지원금을 받았다. 상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로변에 있는 신촌상권의 사장님은 임대료도 안 나올 정도였다고 전했다. 

외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조 씨는 “정부지원금은 이번에 250만 원인가 받았는데. 250만 원 받아봐야 월세가 저희가 180만 원인데. 월세 내고 전기료가. 전기료가 기본 와트 수가 높아서 기본요금이 비싸요. 기본료가 3040만 원 나오고. 한 달 관리비만 나간 거지. 인건비는 아무것도 충당이 안 되는 거예요. 정부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거의 없었어요. 퍼센티지도 아니고 몇 개월에 한 번. 그냥 일회용인 거죠.”라고 말했다.

대학 상권에 좀 더 의지하고 있는 신촌보단 작은 상권의 외대 상권에선 임대료에 전기료면 일회성으로 받은 지원금이 모두 사용된다. 일회성보단 임대료의 일부, 인건비 일부를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거리두기 4단계 정책에서 9월 시행된 백신인센티브도 대학가의 음식점엔 큰 의미가 없다. 2030이 주 연령층이 되는 대학가 상권에서 인센티브가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이제야 대학생들은 1차 접종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인센티브는 대학가에선 실효성이 없었다.

정치적인 힘 부족하다고 느껴…

성대 앞 카페를 운영하는 박 씨(40)는 “시간이 없다. 매일매일 열어둬야 하는 거다. 직장인들처럼 월~금, 9 to 6도 아니다. 빈 시간이 없어서 서로 밀접하게 연결이 안 되고 연대가 안 되니까 어떤 면에선 정치적인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각자 살기 바빠죽겠는데 단합대회를 하겠나, 야유회를 하겠나? 힘든 사람들은 코로나 때문에 더 많이 무너졌다. 그게 무서운 정치인이 있을까? 결국, 힘이 있으려면 정치가 상황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 정치에 대해 영향을 줄 방법도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자영업자들이 차량시위도 하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모일 시간도 없다고, 아무리 정책이 실효성이 없고 도움이 안 돼도 목소리가 작은 사람들은 말할 기회가 없다는 주장이다.

“버틸 수 있을까요?”


초가을, 개강이 시작되었지만, 학생이 없는 대학가에서 인터뷰하는 기자에게 한 사장님은 마지막 말을 건넸다.

“저희가 계속 버틸 수 있을까요?” 

폐업이 늘어나고, 폐업을 못 한 채로 제대로 된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은 이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1년 반씩이나 죽어가는 대학가에서 대학생들도 또 다른 캠퍼스를 잃어가고, 사장님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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