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공신인 위탁의료기관 “정부, 고맙다는 말 없어 아쉬워”

보건당국-의료계 간극은 줄어드는 중

기사승인 2021-09-25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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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공신인 위탁의료기관 “정부, 고맙다는 말 없어 아쉬워”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전 국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70%를 넘어선 가운데, 백신 접종 공신 중 하나인 위탁의료기관에 대해 정부가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어 아쉽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위탁의료기관들은 지난 2월 국내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래 6개월 이상 백신 접종을 맡아왔지만, 정부의 잦은 지침변경 등으로 인해 혼란을 겪어 왔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달 31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의 면담에서 잦은 지침변경으로 인한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체계적인 백신 공급 계획 수립, 공식적인 전문가단체와의 자료 공유 및 사전 협의, 의료기관 집단 감염 대비책 마련 등에 대해 건의했다. 이후 의협은 질병청과 회의체를 구성해 주 단위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의료계는 보건 당국에게 불만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25개구 의사회장단은 추석 연휴 전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 현장과 책임 있는 소통에 나서주기를 바란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금의 소통방식은 백신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기보다는 책임 전가와 다름없다. 보건의료현장과 소통이 부실하다면 보건의료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은 그만큼 어려워지고 그 피해는 모두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위탁의료기관들은 백신 오접종의 책임 소재를 의료기관에게만 전가하는 것과 같이 보도되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A 의료기관 관계자는 “전체 접종과 비교했을 때 오접종 비율은 0.04%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접종 건수만 알려지니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는 것이다. 전체 인원수와 비교하면 오접종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백신 접종에 대한 비용 지급이 일정치 않아 애로사항이 있다”며 “비용이 날짜도 정확하지도 않고, 조금씩 나눠서 들어온다. 언제 어떻게 비용이 들어오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000명을 접종했다고 쳤을 때 그에 해당하는 금액이 제대로 들어오는지 확인이 어렵다. 비용에 대한 설명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장현재 대한개원의협의회 부회장은 “의료기관에서의 고충이 많았지만, 방역당국과의 간극이 많이 좁아졌다”면서도 “지침이 계속 바뀌는 것으로 인한 불편은 계속 보고된다. 아쉬운 지점이다. 또 위탁의료기관에서의 백신 접종으로 전 국민 70% 1차 접종을 끌어냈는데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없어 아쉽다. 의료진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nswrea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