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한박스 “네버우드, 피터팬 재해석한 잔혹동화” [GIGDC 2021]

기사승인 2021-10-22 13: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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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한박스 “네버우드, 피터팬 재해석한 잔혹동화” [GIGDC 2021]
감한박스 '네버우드'.   GIGDC 2021 제공

[편집자주]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GIGDC)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며, 한국게임개발자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GIGDC는 참신한 기획력과 실력을 갖춘 인디게임 개발자의 등용문이 되어왔다. GIGDC 역대 수상작 가운데는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산나비’ 등 게이머들의 이목을 모은 게임도 있다. 이번 GIGDC 2021에서는 총 430여개의 지원작 가운데 25개의 작품이 선정됐다. 인터뷰를 통해 수상작과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GIGDC 2021 기획부문 대학부 특별상을 수상한 감한박스의 ‘네버우드’는 동화 ‘피터팬’을 배경으로 한 3D 퍼즐 어드벤처 공포 게임이다. 기존 작품에 공포요소를 더하고 각색해 감한박스가 새롭게 해석한 잔혹 동화인 셈이다. 팅커벨과 함께 모험을 떠난 주인공 ‘웬디’는 피터팬과 마주하고 네버우드의 진실을 마주한다.

게임을 제작한 감한박스는 2000년생 친구 4명으로 이뤄진 스터디 팀이다. 박정언(20) 팀장은 고등학교 동창인 한지원(20) 팀원과 게임을 만들기로 했고, 이후 한 팀장의 대학 동기인 감유진(20)·박우진(20) 팀원이 합류했다.

한 팀장은 “처음 팀 작업으로 게임을 만들다 보니 걱정도 많았다”며 “수상보다는 경험하고 배우게 되는 것을 목표로 도전했는데 수상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네버우드는 이제 막 기획에서 제작단계로 넘어갔는데 꼭 완성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감한박스는 2000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 모인 동갑내기 스터디 팀입니다. 우선 저와 고등학교 동창인 (한)지원이가 휴학 중에 게임을 만들어보자고 뭉쳤어요. 다만 둘이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죠. 그러다가 마침 제 대학 동창인 (감)유진이와 (박)우진이가 합류해서 지금의 감한박스가 만들어졌습니다.

감한박스는 무슨 뜻인가요?

원래 저희는 공모전 제출을 하기 위한 팀이 아닌 스터디를 위한 팀이었기 때문에 따로 이름이 없었어요. 저희가 울산, 부산에 사는데 적절히 지역과 자연환경을 따와서 울산·부산·갈매기를 합쳐 불산갈매기라 이름을 썼어요. 그러다가 나중에 팀원들이 모인 후 새로 이름을 지었는데요. 팀원들의 성을 한 글자씩 따와 지금의 감한박스가 만들어졌습니다.

감한박스 “네버우드, 피터팬 재해석한 잔혹동화” [GIGDC 2021]
감한박스 팀 로고.   감한박스 제공

이번에 GIGDC 기획상 특별부문을 수상했어요. 소감을 들려주세요.

처음 팀 작업으로 게임을 만들다 보니 걱정도 많았어요. 수상보다는 경험하고 배우게 되는 것을 목표로 도전했는데 수상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제출하기까지도 계속 부족한 부분이 보여 확신이 없었는데 이렇게 수상하게 되어 정말 기쁘고 자신감도 함께 얻어간 거 같습니다. 저희 게임은 이제 막 기획에서 제작단계로 넘어갔는데 꼭 완성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네버우드’는 어떤 게임인가요?

네버우드는 동화 ‘피터팬’을 배경으로 한 3D 퍼즐 어드벤처 공포 게임입니다. 피터팬에 공포요소를 더하고 각색해 감한박스가 새롭게 해석한 잔혹 동화인 셈이죠. 주인공 웬디에게 요정 팅커벨이 찾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팅커벨을 따라 모험을 떠나는 과정에서 웬디는 다양한 퍼즐을 풀면서 네버우드를 헤쳐나가게 됩니다. 마침내 피터팬을 마주하게 된 웬디는 네버우드의 진실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피터팬은 대표적인 동심을 담은 동화인데요. 이렇게 잔혹동화로 각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팀원들이 모두 공포게임을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다만 이용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서스펜스를 주면서 심리적인 분위기로 압도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감한박스 “네버우드, 피터팬 재해석한 잔혹동화” [GIGDC 2021]
'네버우드' 콘셉트 아트.   GIGDC 2021 제공

그렇다면 네버우드만이 가진 개성,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아무래도 원작을 재해석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겠네요. 대중이 잘 알고 있는피터팬을 재해석해 네버랜드나 등장인물들의 고유 특징을 다르게 만들었기에 이용자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죠.

원작 피터팬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저희가 보기에는 약간의 모순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지점을 공포로 해석한 것이죠. 구체적으로 보자면 아이들이 네버랜드로 가게 되는 이유를 부모의 갈등처럼 어른들의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각색한 거죠. 그리고 피터팬은 나이를 먹지 않는 어린이잖아요? 영원히 어린 아이로 남고자하는 피터팬의 욕망에 대해서 위화감을 느꼈는데 이 부분을 극대화했죠.

네버우드는 어느 정도 개발이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우선 시간은 조금 걸릴 것 같아요. 최소한의 플레이가 가능한 데모버전은 2023년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요. 지금은 계획단계이고 뼈대를 다듬고 있다고 보는 게 맞겠죠. 일단 스팀을 통한 PC 출시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는 있는데, 최근에는 모바일로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게임을 기획·제작하시면서 우여곡절도 있었을 것 같아요.

공모전 제출 직전까지 기획서가 완성되지 않아 계속해서 다듬고 있었습니다. 각자 사는 곳이 달라 함께 모이기가 어려웠어요. 출시가 임박해서는 제가 밤새 편집을 했는데, 팀원들도 함께 밤을 새우며 제출하기를 기다려 준 게 기억납니다. 도중에 잠들거나 잠꼬대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기다려줘서, 힘을 낼 수 있었네요.

기획 단계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상상한 것을 구현하는 게 쉽지는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웃음). 머리로는 완성도 있는 모습을 구현하고 싶은데, 모든 것을 구현하기에는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 타협점을 찾는 과정이 버거웠네요. 예를 들자면 이런 거예요. 저희는 거울을 이용해서 기괴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는데, 이걸 언리얼 엔진으로 표현하니 다소 무거워지더라고요. 아쉽지만 결국에는 포기했죠.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저희의 첫 작품인 네버우드처럼 앞으로도 동화를 재해석한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서양동화 말고도 한국적인 동화를 만들 수도 있겠죠. 예를 들어 ‘콩쥐팥쥐’나 ‘장화홍련’ 등 한국 구전설화를 사용할 수도 있겠죠. 또한 공포 장르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도전하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향을 주면서, 그래픽이 훌륭한 작품을 만들고 싶네요.

sh04kh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