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고삐 풀었던 유럽 재확산 국면…WHO "다시 펜데믹"

WHO "2월까지 50만명 사망자 발생" 경고

기사승인 2021-11-05 05: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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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고삐 풀었던 유럽 재확산 국면…WHO
독일 베를린. 사진=AP, 연합뉴스
상대적으로 일찍 '위드 코로나'를 시행해온 유럽 국가들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앞으로 3개월 동안 5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이 다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진원지가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한스 클루주 WHO 유럽 사무소 소장은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세계에서 새로 보고된 코로나 감염 사례의 59%가 유럽에서 발생했으며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WHO는 유럽 지역을 러시아, 중앙아시아 일부 국가를 포함해 53개국으로 분류한다.

그에 따르면 유럽 지역의 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거의 180만명으로 전주보다 6% 증가했고, 주간 사망자는 2만4000명으로 전주보다 12% 늘었다.

클루주 소장은 "우리는 또 한 번 팬데믹 재유행의 중대한 시점에 있다"면서 "유럽은 1년 전 우리가 있었던 팬데믹의 진원지로 다시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을 전면 해제한 영국은 물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고 있는 독일도 최근 재확산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최근 보고된 사례로 독일의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3949명에 달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NYT에 따르면 독일의 백신 접종률은 67%다. 

클루주 소장은 유럽의 코로나19 사망자 증가세를 우려하면서 "이 증가세를 유지하면 내년 2월1일까지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50만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마스크 착용과 같은 코로나19 예방 조치가 완화되고 일부 지역의 낮은 백신 접종률이 최근 코로나19 급증의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백신 접종률이 비교적 높은 국가에서도 감염이 증가했다. NYT에 따르면 접종률 72%로 최근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이 출근 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인 그린 패스를 의무적으로 제시하는 제도가 시행된 이탈리아의 전국 곳곳에서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탈리아 북동부의 트리에스테는 수천 명이 이같은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지 2주 만에 감염의 온상이 됐다. 

클루주 소장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실내 환기 등과 같은 기본적인 예방 조치의 지속적인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구의 95%가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향후 3개월 동안 유럽에서 18만8000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예측에 주목했다. 

클루주 소장은 "우리는 코로나19 급증 대응법은 애초에 이런 일(증가세)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향으로 전술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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