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없어서 지원받기 어려운 세상 [쿠키청년기자단]

민수미 / 기사승인 : 2021-11-26 07: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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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19(코로나19)는 인간을 차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우리 사회 가장 취약한 집단을 거세게 흔들었고, 뿌리 깊은 불평등 문제를 드러냈다.

사회 취약계층인 노숙자를 취재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차가웠다. 대부분 “굳이 노숙자를 다뤄서 좋을 것이 뭐가 있느냐”, “나는 노숙자에게 연민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그들의 삶을 외면했다. 나는 그들의 삶을 더 알고 싶어졌다.

처음에는 노숙자가 많이 보이는 서울역과 용산역, 영등포역, 청량리역 등을 며칠간 돌아다녔다. 영등포역에서 한 노숙자가 다가와 왜 자꾸 쳐다보냐고 했다. “어떻게 살아가고 계시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더니 “알면 내가 달라집니까”라고 답했다. 우리 사회가 노숙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완전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느꼈다.

나에게 다가와 준 노숙자와 공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노숙자는 다리 밑 텐트촌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텐트촌 말고 보호시설로 돌아갈 생각은 없는지 물어봤다. 그는 갑자기 화를 내며 “거기서 살아봤어? 얼마나 짜증 나는 곳인지 알아?”라고 소리 높였다. 과거의 기억을 꺼내기 싫다는 이유로 이야기는 끊겼다.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거’가 중심이 돼야 한다.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일시보호시설 장기 노숙자 150명 중 27.5%(41명)는 이곳에서 10년 이상 생활하고 있다. 일시보호시설 특성상 장기 주거 공간이 필요할 경우에는 생활 시설에 입소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1년 이내 초기 노숙자보다 장기 노숙자가 더 많은 상황이다. 일시보호시설을 장기 이용하는 노숙자가 자립할 수 있게 적절한 개입과 상담이 필요하다.

보호시설을 들어가지 못하는 거리 노숙자들은 수급을 받을 수 없다. 현행 제도상 주소지가 없는 노숙자는 수급 신청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리 노숙자는 공공임대주택이나 주거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임시주거비지원사업이나 노숙자 시설에 먼저 입소해 3개월을 보내야 하고, 신청 후 선정까지 더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절차가 복잡하거나 신청이 확정되는 시간이 길어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거리 노숙자도 바로 공공임대주택 등으로 이주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맹찬호 객원기자 mch55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