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휴대폰 끈 이준석…"결국 취중SNS" 시끌

김기현 "이준석, 어제 술을 많이 먹었다고"
이준석 지지자 "화날만 하다"
국힘 갤러리 "지도부 사퇴 촉구" 성명

기사승인 2021-11-30 16:02:16
- + 인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12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국정감사우수의원 시상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모든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이 대표가 전날 의미심장한 페이스북 글을 남긴 후 두문분출하자 대표직 사퇴를 비롯한 각종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 대표가 초선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자 일부는 성명문을 내고 지도부 총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실은 이날 "금일 이후 이준석 당대표의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 패싱'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가 모든 일정을 잠정적으로 취소하고 칩거에 들어가면서 윤 후보 측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모양새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 8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약 50분 후 또다시 아무 설명 없이 이모티콘으로 보이는 "^-^p"를 입력했다. 이 이모티콘의 영어 소문자 'p'는 엄지를 아래로 향해 거꾸로 든 모양으로 보인다. 

해당 게시글이 게시된 후 온라인은 들썩였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사퇴 등 중대결심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 메시지에 앞서 '윤석열 대선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을 위해 유보했던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없애고 청년들과 사회적 약자들의 몫으로 대체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쿠키뉴스의 기사를 공유하고 "익명 인터뷰 하고 다니는 그 분(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이제 대놓고 공작질을 하고 다니는군요"라고 적었다. 윤 후보의 세종시 방문에 자신이 동행하는 일정을 사전 논의 없이 발표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기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그러나 이 대표는 해당 게시글을 술자리에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초선의원 5명과 술자리를 가졌다. 초선의원 참석자는 강대식·김용판·김승수·엄태영·유상범 의원으로, 이 자리는 오후 6시30분부터 8시50분께까지 약 2시간20분간 진행됐다고 한다. 엄 의원과 강 의원은 오후 8시30분께 자리를 떴고 나머지는 8시50분까지 술을 마셨다. 

문제는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린 시각과 술자리에 있던 시각이 일치한 것.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은 술자리에서 쓴 셈이 되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질의에서 "(이준석이) 완전히 헤매고 있는 것 같다. 어제 술을 많이 먹었다고 한다. 사고까지는 모르겠고 조치를 해야겠다"고 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당원이 선출한 당대표인데 무시하고 일을 진행하니 (보이콧이) 이해된다" "당 대표 어리다고 XX취급" "화날 만 하다" "당 대표를 자꾸 코너로 몰지마라" "선거로 대표 선출하곤 허수아비 취급" "이준석은 압도적인 지지로 뽑힌 당 대표" "답답했겠다. 그 마음 이해한다" 등 반응을 보이며 발끈했다. 

디씨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성명문 캡처

반면 국민의힘 일부 지지자들은 당 대표로서 대선 후보 지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지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국민의힘 게시판에 "술 마시고 XX소리 책임져리. 당 대표 자격 없다" "취중 SNS가 맞았다" "술자리를 여기까지만 한다는 말이었나" "당 대표가 술 마시고 어그로 끌고 일정 다 취소하고 잠수탔네" "얼마나 마셨길래" "당 대표 하기에는 너무 가볍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디씨인사이드의 '국민의힘 갤러리'는 "한표가 중차대한 대선 정국에서 윤석열 후보를 위해 발 벗고 뛰어도 모자랄 판에 계속 후보와 대립하고 잡음을 일으키며 모든 이슈를 선점해 민주당의 적폐를 가려버리는 역할을 자처하는 건 명백한 해당 행위"라며 "이런 이준석 대표를 곁에서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최고위원들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가 진정 당원들을 위한다면, 정권교체를 희망한다면 더 이상 분란을 일으키지 말고 최고위원들과 함께 지도부 전원이 자진 사퇴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