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모이고 어떻게 살까’…팬데믹 이후 주거공간의 변화

안세진 / 기사승인 : 2021-12-02 07: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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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데스개발, 2022~2023 공간 7대 트렌드 발표
'집=나만의 공간'…자아 담아낸 공간들
가상과 현실 공간의 경계 모호
Z세대가 가는 곳이 곧 뜬다

사진=pexels

코로나 펜데믹 이후 주거공간은 어떻게 바뀔까. 앞으로 집은 개인의 취향이 보다 강하게 뭍어나고, 일과 휴식의 공간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또 같은 공간이더라도 리모델링‧인테리어 사업을 통해 다양하게 활용된다. 

여기에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보다 옅어지면서 현실 속 공간이 가상공간에 영향을 주고, 가상공간에서 새로 만들어진 공간이 현실 속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10년 동안은 Z세대가 가는 곳이 뜨는 동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데스개발은 1일 ‘2022~2023 공간 7대 트렌드’ 발표를 통해 ▲페르소나 원픽 ▲멀티 어드레스 ▲구심역(驛)의 법칙 ▲세대빅뱅 현상 ▲벌크업 사이징 ▲룸앤룸 룸인룸 ▲현가실상 작용 등 7개의 트렌드를 꼽았다. 쿠키뉴스가 각 내용을 풀어서 살펴봤다.

사진=안세진 기자

‘집=나만의 공간’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공간에도 반영된다. 최근 유행했던 플렉스(자신의 재력과 명품을 과시하는 행위), 미닝아웃(개인의 취향과 신념에 대해 솔직하고 거침없이 선언하는 행위)이 공간에까지 연결됐다고 보면 되겠다. 개인의 취향을 담은 개취공간이 늘어나고 감성을 담은 물건이 공간 일부를 차지한다.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관련된 것을 모으는 ‘덕질’이 한 차원 더 진화할 예정이다.

피데스개발 연구개발(R&D)센터 소장은 “구독경제를 경험하면서 역설적으로 직접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앞으로는 새 집을 갖고 싶은 욕구는 커지고 갖기 어렵다면 일부라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내 것, 내 공간을 갖겠다는 의지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오래된 아파트나 주택에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를 통해서 원하는 분위기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실제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의 규모는 60조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2000년도 9조1000억원에서 2010년 19조원, 2016년 28조4000억원, 2020년 41조 5000억원 등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일과 휴식을 같은 공간에서’

일과 휴식의 공간에 대한 경계가 사라진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 비대면 수업, 원격업무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공간 활용이 보다 입체적으로 바뀐다. 일과 휴가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늘고, 휴양지에 업무공간이 들어서기도 한다. 탄력적으로 근로시간과 장소를 선택하는 퍼플잡이 늘고 도시 외곽이나 휴양지에 재택근무자들이 모여 사는 줌타운이 만들어진다. 

김 소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인터넷이 연결되는 세계 어디든 내가 원하는 분위기가 있는 곳이 집이 되고 일터가 된다”면서 “이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사례만 보더라도 일과 휴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야노경제연구소가 일본의 숙박, 지역, 연수‧합숙 서비스와 이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예산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699억엔이었던 시장 규모는 2025년이 되면 5배 이상 증가해 3622억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이왕이면 큰 집에서…방은 쪼개고 만들고’

작은 공간과 미니멀리즘 흐름 속에 넓은 공간 선호 현상이 나타난다. 사회적거리두기,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으로 넓은 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김 소장은 “선진국과 비교해 최소 수준인 우리나라 1인당 주거면적에 대한 피로도가 넓은 공간에 대한 수요를 부추긴다”면서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 속 대형 아파트 인기도 커지면서 공간 양극화 현상도 커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양한 공간 수요가 생겨날 전망이다. 독립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방을 나누고 방 속에 방을 만든다. 방의 용도가 분화되고 특화되면서 방과 방의 기능이 긴밀해진다. 2021년 미래주택 소비자인식조사에 따르면 향후 희망하는 방 개수에 대해 시민들은 3룸을 가장 많이 택했다. 또한 2룸보다는 4룸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실이 가상이고 가상이 현실인 공간’

현실이 가상이 되고 가상이 현실에 반영된다. AI 알고리즘이 취향에 맞춰 갈 곳을 추천하고, 사람들의 경험이 데이터로 분석돼 새로운 트렌드가 된다. 또한 메타버스 가상현실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 장소를 확인하고 가상체험을 해본 후 현실에서 직접 즐기게 된다. 

피데스개발은 현실을 기반해 가상으로 공간을 만들게 되면서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이 만들어진 가상공간은 현실공간으로 구현되면서 공간 개발과 건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김 소장은 “가우디의 아바타를 초청해 한국의 대표 건축물에 대한 평가와 자문을 듣고 AI를 통해 김수근 건축가와 만나 공간 설계에 대한 토론을 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pexels

‘역세권으로 모이는 사람들’

앞으로 사람들은 역세권으로 몰릴 전망이다. 대중교통을 이용 하든 안하든, 출근을 하든 안하든 말이다. 피데스개발은 대중교통 지향형 도시개발방식(TOD)이 역세권 개발로 이어져 역 주변이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TOD는 대중교통 이용자와 보행자 중심, 토지이용 효율을 극대화한 고밀도 복합용도 개발방식이다. 역이나 터미널 등에 주거, 상업, 문화 시설이 고층으로 들어서는 방식으로 도시개발이 진행된다. 

김 소장은 “수도권 전역이 지하철역으로 연결되고 고속 급행열차와 어우러져 역세권 효과가 배가 된다. 고밀도 개발이 이뤄지면서 인프라가 갖춰져 사람들이 소비하는 장소가 된다”면서 “역세권이 복합개발로 주거, 상업, 유통, 문화가 어우러진 입체고간으로 발전한다. 지하철역 내 1, 2인용 소규모 업무공간이 설치되고 공유오피스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MZ세대가 가는 곳=뜨는 동네’

세대가 더욱 잘게 쪼개질 전망이다. 앞으로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분리되고, XZ 세대연결 현상이 긴밀해진다. 모바일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는 취업, 결혼, 출산, 양육 단계에 접어들면서 공간 시장의 주된 소비자로 성장해 나간다. 또 코딩에 익숙한 Z세대는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즐기며 밀레니얼 세대와 다른 특성을 나타낸다.

이같은 세대 분절화 현상은 다양하게 공간에 반영될 전망이다. 피데스개발은 특히 Z세대 여성에게 집중했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 정보에 따르면 최근 인기가 많은 성수동, 송리단길, 연남동 등지가 Z세대 여성이 미리 방문한 곳이었다. Z세대는 힙플레이스(힙한 곳이라는 신조어로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문화를 선도하는 공간을 의미한다)를 개척하고 이는 밀레니얼 세대로 확산된다.

김 소장은 “지금까지는 MZ세대를 엮어 불렀는데 이는 분리될 것”이라며 “주거수요는 인구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각각의 개성과 소비패턴이 더욱 뚜렷해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10년은 Z세대가 몰리는 곳이 힙플레이스가 될 것”이라고 봤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